기초의회 의장 업무추진비는 직원 밥값? 90% 가량 소속 공무원 노고 격려 등 지출 사용목적·출처 파악 어려워 제도개선 절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2015년 06월 07일(일) 20:12

광주지역 기초의회 의장들이 의정활동 및 직무수행을 위해 사용하는 업무추진비가 대부분 공무원 밥값 명목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용목적과 사용출처가 정확히 알기 어려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광주지역 기초의회 올 1/4분기 의장 업무추진비 지출 현황에 따르면 ▲동구의회 568만500원 ▲서구의회 632만7천500원 ▲남구의회 493만8천500원 ▲북구의회 673만450원 ▲광산구의회 783만7천400원 등이다.

동구의회 387만원이 간담회비로, 나머지 금액은 직원격려 항목으로 각각 지출됐다. 서구의회는 602만7천500원, 북구의회는 431만9천원, 광산구의회는 725만600원 등 대부분의 비용이 식비로 지출됐다. 특히 ‘의정활동 지원에 노고가 많은 직원노고 격려’라는 항목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를 소속 공무원들과의 ‘밥값’으로 사용했다.

북구의회는 의원·사무국 직원 설맞이 격려품 구매에 부의장 업무추진비 까지 합쳐 163만6천500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반면 가로환경 미화원 등 사회적 약자 계층과의 식사자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남구의회 경우 모든 지출 목적이 의정홍보 여론 수렴 간담회라고 명시 돼있어 대부분 사용목적이 정확히 알기 어려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회사원 정모(43)씨는 “대부분 직원들과 밥 먹는데 사용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업무추진비를 어디에 얼마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구체적이고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주민의 세금으로 주어지는 금액인 만큼 강한 책임감과 함께 적절한 곳에 사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의회 한 관계자는 “업무추진비는 말 그대로 업무를 추진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식사비와 애경사비 등으로 지출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1990년대 판공비로 불리던 업무추진비는 2004년 정보공개법이 개정되면서 사용처가 정기적으로 외부에 공개되고 있지만 사후 정산 방법 등이 명확치 않아 ‘쌈짓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