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고에 시달리는 미혼모들 광주 한해 ‘혼인외 출산 395명’…영아유기 6년간 32건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 |
| 2015년 06월 07일(일) 20:14 |
#지난해 9월 광주시 남구 주월동 한 아파트 쓰레기더미에서 갓 태어난 남자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남아는 젊은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 5벌과 함께 쓰레기봉투 속에 담겨 있었다.
#같은해 8월에는 광주시 서구 쌍촌동의 모텔 객실내 욕실에서 신생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남성과의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한 이모(25·여)씨가 아이를 낳은 후 버려둔 채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해 1월 광주시 북구에서는 생활고에 시달린 심모(23·여)씨가 생활비가 없다는 이유로 당시 12개월 된 딸을 두고 도주를 했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최근 도덕적 해이와 지나친 성 개방에 따른 혼인외 출산율이 늘면서 많은 미혼모가 속출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미혼모 자립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아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미혼모 가정이 호소하는 자녀 양육의 가장 큰 문제가 경제적인 부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관계당국이 조사한 전년도 국가통계포털 집계를 보면 광주지역에서 미혼이나 사실혼 상태에서 출산한 ‘혼인외의 자’는 395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에 따르면 미혼모 46%가 빚을 지고 있으며, 평균 부채는 1인당 평균 1천300만원 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은 78만5천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조사에도 광주 지역에서는 단 54개 미혼모 가구만 시·구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복지 체계에서는 미혼모로 인정받게 되면 국비 지원금으로 만 24세까지(전체 미혼모중 62.4%)는 15만원, 만 24세 이상(37.6%)은 7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국비 보조금 외에 광주 동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시·구비 예산으로 36개월 이내 아동을 키우는 미혼모에게 연 70만원 내에서 영아물품을 지원해 주고 있다. 하지만 36개월이 넘어가면 지원이 끊기게 되고, 설령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월 10만원 이내의 물품비만 지원 받을 수 있어 국비 포함 월 최대 25만원이 고작이다.
월평균소득과 지원금을 합쳐 103만 5천원에 불과해 2인 최저생활비(105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미혼모의 월소득이 136만원을 넘으면 이마저도 혜택을 보지 못해 관계당국의 복지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혼모 이모(19)씨는 “아이를 키우는데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 분유값, 기저귀 값만 한달에 20만원이 넘어가고 예방접종비등 의료비도 많이 든다”며 “아이를 부모님께 맡기고 알바를 하는 걸로는 생활이 버겁다. 정부와 시에서 미혼모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미혼모에 대한 복지를 경시하는 사이 영아 유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7일 광주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에서 발생한 영아 유기사건은 2010년 7건, 2011년 8건, 2012년 7건, 2013년 6건, 2014년 4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12년 8월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출생신고 의무화 등 입양절차가 까다롭게 바뀌면서 신원노출을 꺼리는 미혼모들이 아이를 버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사회복지회 관계자는 “입양특례법이 생기며 미혼모가 영아유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미혼모 혼자 아이를 키우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운점과 아이를 낳고 집에 알리지 못하는 이유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건강가정지원센터 관계자는 “정부와 시에서 지원하는 비용이 적은 것을 우리도 알고 있다. 하지만 적은 지원마저도 미혼모임을 밝히기를 꺼려해 받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앞으로 예산 확보를 통해 미혼모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