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메르스 인가요?”…보건소 문의 빗발 하루 문의 전화 70-80여건…진료 업무 마비 늘어가는 환자 수에 시민 불안 갈수록 커져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2015년 06월 09일(화) 20:38

임시 폐쇄됐던 구청보건소 진료실 광주 모 구청의 직원 1명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여 구청이 9일 사무실 일부를 임시 폐쇄했지만 음성 판정을 받아 곧바로 폐쇄 조치가 해제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구청 보건소 진료실 앞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전국적으로 메르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일선 보건소는 이와 관련 문의전화나 검사 요구로 업무가 마비될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메르스 이외의 다른 질환으로 진료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방문한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9일 오후 광주 북구 보건소. 메르스를 의식한 탓인지 대부분의 민원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보건소 직원들은 민원인을 응대하다가도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전화로 인해 제대로 업무를 볼 수 없어 보였다. 또한 보건소를 방문한 민원인들에게 필요시 마스크를 나눠주고 손세정제를 사용하게 하는 등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특히 이날 오후에도 야구 경기가 열리는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 수천여명이 몰릴 예정이기 때문에 메르스 예방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아직까지 광주지역은 메르스 청정지역이기는 하지만 방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은숙 북구 보건소장은 “메르스 때문에 업무가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다”며 “특히 혹시나 병이 옮을까봐 방문하기 보다는 전화로 문의를 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보건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동구 보건소 관계자는 “기침과 함께 열이 난다며 메르스 검사를 해달라는 전화가 하루에 70-80통씩 걸려오고 있다”며 “심지어는 다짜고짜 검사해 달라며 무턱대고 찾아오는 사람까지 있어 애를 먹는 경우도 한 두 번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메르스로 인한 의심환자와 격리 조치자가 크게 늘면서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소 직원들은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을 이해는 하면서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빗발치는 검사 요구에 다른 업무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날이 갈수록 메르스 확진환자와 격리대상자가 늘어가고, 보건당국의 늑장대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이 지역에서도 메르스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보건소 관계자는 “시청-전남대병원-보건환경연구원 등과 연계해 메르스 발생시 만전을 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사무실 담당번호 역시 직원들 휴대전화와 연결돼 있어 상담 가능한 직원에게 연결이 된다. 직원들이 자정까지 당직을 서고 새벽에 전화가 걸려오면 전화는 당직실과 핫라인을 통해 연결돼 상담직원과 직접 통화가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질병예방계는 5월-10월까지 여름 특별관리를 원래 들어가 항상 직원 한명이 밤 8시까지 모니터링을 했으나 메르스로 업무가 과중돼 2주전부터는 비상대기에 들어갔다”며 “주말도 반납하고 보건위생과 전 직원이 당직을 돌아가면서 서고 업무시간에는 자신의 업무 등이 바쁘지만 상담 매뉴얼을 보면서 시민들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