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부터 진료실까지 전직원 마스크 착용 ‘불안·초조’ ‘보성 메르스 확진’ 후 광주지역 국가지정격리병원 가보니 내원객 대면접촉 최소화 역력…병원측 환자 예방 총력 응급실 내원객 줄고 외래 예약 취소율도 평소보다 높아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

2015년 06월 11일(목) 20:13

11일 오전 10시께 보성에서 양성 환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안고 광주지역 국가지정격리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곳 병원에 양성 환자가 없는 건 맞죠?”

광주·전남 최초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메르스 광주지역 국가지정격리병원은 초조감과 불안감이 엄습했다.

특히 보성 환자가 이 병원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면서 응급실 근처를 지나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발걸음을 더욱 무거워 보였다.

11일 오전 10시께 광주지역 국가지정격리병원 7동 접수처. 마스크를 쓴 수많은 일반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접수처에서 서성였다. 전날 보성 메르스 확진 환자를 의식해서 인지 다른 사람과의 접촉과 대면을 최소화 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접수처에서 응급실로 통하는 통로에는 안내원 한명이 탁자를 놓고 응급실 진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감기 내원 환자들이 메르스를 의심해 무작정 응급실을 찾는 것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응급실에 의심환자가 내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지 응급실 내원객은 평소보다 줄어든 반면, 외래 예약 취소비율은 평소보다 늘었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광주지역 국가지정격리병원은 환자들을 안심시키고 직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환자와 접촉하는 모든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고 있었다.

원무 및 수납 담당 직원부터, 주차직원, 응급실 간호사와 전공의, 교수진은 마스크를 사용하고 내원객을 응대했다.

아울러 병원 곳곳에 평소보다 많은 손소독제를 비치해서 환자와 직원들이 어디에서든 소독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응급실과 검사실로 연결된 천장에는 레일로 설치된 이동장치에 환자의 가검물을 채취한 네모난 자동 의료상자가 쉼 없이 이동되면서 적막감이 도는 병원 내부 상황과 대비됐다.

이외에도 ‘보호자 및 면회객 안내’라는 제목의 안내문이나 ‘메르스 의심증상 응급실 안내’ 등의 안내판이 원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안내문에는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기침, 가래, 호흡곤란)있는 사람 및 최근 메르스 의심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환자 면회 및 방문을 삼가 해주십시오’ 라고 적혀 있었다.

목포에서 진료를 받으러 왔다는 이모(31·여)씨는 “원래 어머니와 함께 진료를 받으러 올 생각이었다. 3주나 기다렸기 때문에 꼭 와서 검사를 받으려 했지만 혼자만 왔다”며 “전남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모두가 불안감을 감출 수 없어 만약을 대비해 고령이신 어머니는 집에 쉬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강모(54)씨는 “광주지역 국가지정격리병원에 확진 환자가 있다는 소문에 일반 환자들 발길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저녁에 오면 남광주시장과 횟집거리에서 모임을 하는 사람들 수도 줄어 회사 사납금을 맞추기도 힘든 상황이다. 사태가 어서 진정돼 예전처럼 활기찬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의심이든 일반 환자든 간에 10-12시 사이 환자가 가장 많이 몰렸다”며 “하지만 오늘은 어제 전남 양성 환자가 나와서 그런지 한산한 편이다. 병원의 일반환자들이 양성 환자가 입원해 있는지 자꾸 물어온다”고 난색을 표명했다.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