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병원’ 메르스 차단 실효성 거두려면

2015년 06월 16일(화) 20:30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을 우려하는 일반 환자들을 위해 발열이 있는 호흡기환자와 구별해서 진료하는 ‘국민안심병원’ 161곳이 15일부터 전국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지만 국민들의 메르스 공포를 차단하는 데는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전남지역에서도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서광병원, 순천 성가롤로병원, 목포기독병원, 목포중앙병원 등 11곳이 지정돼 일반 환자와 구별해 호흡기질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가뜩이나 메르스 공포와 병원 불신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정부의 고육지책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국민안심병원 지정 ·운영은 정부가 메르스 감염 진원지로 알려진 서울 삼성서울병원과 평택성모병원, 충남 건양대 병원, 대청병원 등에 메르스 발생 초기부터 검토해 진즉부터 운영에 들어갔어야 했다. 메르스 감염 환자 속출에 따른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후에 운영에 들어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감염 환자를 차단하는 것이 우선인데 이미 감염된 후 환자와 접촉자를 격리한 후에 이뤄지고 있어 사후에 약방문이란 얘기가 나온다. 물론 국민들 사이에 퍼진 메르스 공포를 진정시키고, 안심하고 병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국민안심병원이라는 용어에서 또 다른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국민들은 “안심병원외 다른 병원은 안심할 수 없는거냐”며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안심병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경우는 부담이 다소 덜하지만 민간병원의 경우 병원주변 주민들로부터 ‘메르스 병원’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발길이 뚝 끊기는 등 벌써부터 외면 받고 있다. 따라서 임시방편으로 안심병원 지정 운영에 들어갔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다. 용어를 달리한 마케팅에 나선다고 무너진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겠는가.

메르스 공포 해소의 핵심은 정부의 정책 불신을 해소하는 게 최우선이다. 메르스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대한 초기 대응실패에서 비롯된 정부 정책의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지역의 메르스 현황(환자수와 발생·경유기관)에 맞는 안심병원 지정·운영이 이뤄져야 한다. 심각한 호흡기 질환자의 경우 선별진료소 이용이 용이하지 않고, 무조건 1인실에 있도록 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의료현장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대책을 수립·시행하는 것이 정부 불신을 잠재우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