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가에도 메르스 확산 공포 도서관 빈자리 늘고 기침하면 시선 쏠려 일부 학생들 인적 드문 카페로 발길 돌려 유대용 수습기자 ydy2132@kjdaily.com

2015년 06월 17일(수) 21:06

기말고사 시험기간인 지난 15일 전남대 도서관(별관)에는 메르스 감염 우려로 평소와 달리 빈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기말고사를 맞은 광주지역 대학가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가 피해가지 못했다.

대학 측의 메르스 예방법 공지와 메르스 불감증 퇴치에도 불구, 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이 예전보다 확연히 뜸해지고 있다. 사람이 여럿 모이는 장소에 갔다가 혹여 메르스에 감염될까 염려돼서다.

지난 12일부터 기말고사에 돌입한 전남대학교 중앙도서관(별관)은 시험기간에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지만 최근 상황은 전혀 다르다.

시험기간이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섰던 광경은 오간데 없고 빈자리 투성이다. 도서관에 남은 학생들 역시 메르스를 의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메르스가 기침과 열을 동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은 주변의 기침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기침이라도 한번 하면 열람실내 모든 시선이 한곳으로 향했다.

이모(23)씨는 “열람실에서 기침소리가 들리면 괜히 신경이 쓰인다”며 “나 역시 기침을 할 때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한다”고 말했다.

김모(22·여)씨는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면서도 “조심해서 나쁠 것 같진 않다. 학교 측이 비치한 손 세정제를 지날 때 마다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선지 사람을 피해 교내 도서관이 아닌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다. 4학년 이모(27)씨는 “도서관을 가기 보다 사람이 적은 카페에 공부하러 가는 친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지난 10일부터 기말시험을 시작한 조선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학교 측 관계자는 “매일 손소독제 500㎖ 한 통씩을 비치해 놓는데 금방 없어진다”며 “없어지면 학생들이 빨리 갖다놓으라고 할 정도로 소독에 신경 쓰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중앙도서관 열람실 안에는 더운 날씨에 후텁지근한 데도 마스크를 쓴 채로 공부하는 학생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조선대 도서관 역시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다. 교내 보건소에는 메르스 의심 학생 발생시 즉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일회용 체온계와 마스크도 구비했다.

경제학과 2학년 서모(23)씨는 “광주지역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언론에서 종일 보도를 하다보니 도서관에 가기가 꺼려진다”며 “그렇다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집에서 공부를 할 수 없어 도서관을 나오지만 왠지 찝집해서 손을 평소보다 자주 씻는다”고 말했다.

조선대 관계자는 “전 교직원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단과대학마다 메르스 예방수칙 포스터를 게시하고 있다”며 “메르스 유행 전부터 손소독제를 도서관에 비치했고 시험기간에 학생들이 몰리는 만큼 세정제 개수를 늘리고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대용 수습기자 ydy2132@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