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렸던 농사일 시작 해야죠” 환한 웃음 ●12일 만에 메르스 ‘격리해제’ 보성 한 마을 답답했던 마스크 벗고 이웃과 포옹 추가 환자 없어 안도 마을회관 임시진료소서 건강검진…학생들도 등교 시작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2015년 06월 22일(월) 20:25

밝은표정의 주민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확진 판정을 받았던 보성의 한 마을주민이 국가지정격리병원에서 완치, 퇴원한 가운데 22일 격리해제된 주민들도 일상생활로 복귀했다. 이날 오전 동네 사람들이 환하게 웃으며 건강검진을 받기위해 마을회관으로 향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 kyg@kjdaily.com

“집에만 있어 갑갑했는데 이제 밀려 있는 농사 일도하고 다시 바쁘게 살아야지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나와 외부와 지난 10일 출입이 차단된 보성군 보성읍의 한 마을이 22일 오전 격리 해제됐다.

이날 오전 10시께 마을 입구에서 보성군이 마련한 메르스 격리해제 축하 잔치도 열렸다. 격리 해제된 마을에서 건강검진을 하기 위해 새벽부터 읍장 등 마을을 찾은 이들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을 돌리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답답하게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고, 이웃과 포옹에 가까운 손 인사를 나누며 격리해제를 반기며 환하게 웃었다.

17가구에 32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이 마을의 이장인 최덕희(75·여) 이장은 “이제까지 메르스 때문에 집에만 있느라 밀려 있던 농사 일도 시작하려고 한다”며 “어린 아이들도 오늘에서야 다들 학교를 갔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 이장은 이어 “메르스 격리 해제 돼서 한편으로는 반갑고 축하할 일인데 아직 메르스 당사자인 A씨는 나랑도 각별한 사이인데 어디 있는지 못 봤다”며 “하루 빨리 A씨의 건강한 모습을 보고 싶고 우리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마을이 격리되기 전 관절염 수술을 했다는 한 주민 B씨는 “병원에 가서 약도 처방 받고 치료도 주기적으로 받아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상태가 나빠졌는데 이제 재활치료도 하면서 건강을 되찾아야겠다”며 “그 동안 불안하지는 않았지만 밖으로 못나가니 답답하고 신경이 쓰였다”고 토로했다.

이날 조촐한 행사가 끝난 뒤 마을 주민들은 격리조치로 그동안 하지 못한 농사일을 하기 위해 비료를 들고 논과 밭으로 향했다.

특히 그동안 등교하지 못했던 학생들도 그리운 학교로 향했다.

또한 마을회관 앞에 차려진 임시 진료소에서 마을 주민들은 건강검진을 받았다.

한편, 이 마을 주민인 113번 환자 A(64)씨가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 10일부터 마을 전체가 격리 조치됐다.

/보성=임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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