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문화전당 추진은 대통령 공약사업이다

2015년 06월 29일(월) 20:28

“아시아문화전당을 차질없이 추진해서 우리 광주를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문화수도로 키우겠습니다.” 이 말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두 차례 광주를 방문하면서 공약한 내용이다. 광주 유세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했던 약속이 지난 25일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하는 국무회의 자리에서 콕 찍어 당리당략에 의한 광주지역 사업으로 왜곡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매년 800억 이상 운영비를 지원하는 아시아문화전당 같이 자신들이 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빅딜해서 통과시키면서 민생과 일자리 창출 법안은 통과시켜주지 않는 것은 경제살리기에 역행하는 것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이는 박 대통령의 아시아문화중심특별법(이하 아특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보여줬음에 다름 아니다.

대선 당시 자신의 공약을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이 사업은 공약사업은커녕 자신이 펼치고자 하는 경제살리기 정책에 역행하는 문제 있는 법으로 폄하시키고 있다. 또 매년 800억 이상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소모성 경비로 간주하는 듯한 인식을 내비쳤다. 하지만 아시아문화전당은 아특법에 의해 추진되는 국책사업이다. 이 법안은 지난해 말 국회 해당 상임위에서 법안심사를 통과한 뒤에도 새누리당 지도부의 트집으로 석달이나 발이 묶였던 법안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급하게 처리된 법이 아니다.

이 같은 상황인데도 대통령의 아시아문화전당 인식이 대선 때와 정반대 입장으로 변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정치인의 공약이 아무리 구두선에 그친 경우가 많다 할지라도 국책사업을 당리당략의 지역사업으로 인식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사고다. 지역균형발전과 문화융성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와 철학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광주의 미래가 걸린 국책사업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당리당략의 조롱거리로 만들어버린 것은 너무한 일이다.

이에 대해 지역정치권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자신의 공약이자, 광주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국책사업을 헌신짝 취급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 저해, 호남 무시가 아니고 그 무엇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아시아문화전당 등 아특법에 대한 사실과 다른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자신의 공약을 지키는 육성책을 내놔야 한다. 국민과의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공약에 대해서 신뢰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