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여성 40% 경력단절 경험…일·가정 양립 지원 절실 광주여성재단, 지역 여성 실태 조사 ‘젠더브리프’ 발간 임신·출산·육아로 36.4%가 직장 그만둬…재취업도 힘들어 95%가 직장맘지원센터 구축 찬성…내년부터 설립 가시화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5년 07월 06일(월) 19:50

광주지역 기혼여성의 40%가량이 임신·출산·육아로 일자리를 그만두는 경력단절여성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경험 후 재취업도 힘들어 기혼여성의 고용 안정화와 일·가정 양립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6일 광주여성재단에 따르면 최근 광주지역 직장맘 5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이들 중 경력단절을 경험한 비율이 36.4%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직장일과 가족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워서’가 66.1%에 달했다. 이는 임신·출산과 육아기 여성의 경력단절현상과 재취업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수치이다. 직장일과 가족생활 병행이 어려웠던 점으로는 ‘아이를 맡아줄 전담자가 없고, 또 맡길 시설이 부족해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조사대상 중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40.4%의 응답자가 ‘육아 및 가사 등 가정과 일을 병행하기 위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차별경험에 대응한 방법으로는 ‘참고 지냄’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기혼여성 경력단절을 막고 일·가정 양립 확산을 위해 ‘제도 사용을 수용하는 분위기’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경제적 지원 확대’, ‘초과근무 및 야근 제한’ 등의 순으로 답했다. 특히 직장 규모가 작을수록 ‘고충 해결을 위한 사내시스템 구축’에 대한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 중 95.4%가 자녀를 양육하며 일하는 여성근로자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광주시 직장맘지원센터’ 설립을 찬성했다. 광주시 직장맘지원센터 운영방법에 대해서는 ‘별도로 독립된 지원센터를 설립·운영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70.1%에 이른다.

따라서 광주여성재단은 광주시가 직장맘지원센터를 설립할 경우 독립된 기관으로서 설립·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여성재단은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광주광역시 직장맘지원센터 설립타당성 및 운영방안’을 주제로 한 제15호 젠더브리프(Gender Brief)를 최근 발간했다. 젠더브리프는 광주여성재단이 광주지역 여성·가족정책 관련 이슈와 쟁점을 정리하고, 향후 정책의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격월로 펴내는 소식지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직장맘지원센터 설치를 논의·추진해왔다. 현재 광주여성재단이 ‘광주 직장맘지원센터 설치·운영방안’에 대한 연구과제 수행을 진행하고 있다. 시와 여성재단은 애초 6월 중순 계획했다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연기했던 관련 정책포럼을 오는 7-9월 사이 개최한 뒤 연구과제 수행을 최종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후 시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올해 말까지 광주형 직장맘지원센터 최종 운영방안을 마련한 뒤 내년 1월부터 국비예산 확보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직장맘지원센터 설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센터가 설립되면 직장맘들의 노동권과 모성 보호, 보육, 심리상담 등을 중점적으로 돕는 맞춤형 상담원스톱 연계 정보서비스가 가장 먼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상근 노무사 배치 등을 통해 전문상담·코칭·법률지원 등도 병행될 전망이다.

강현아 광주여성재단 정책연구팀장은 “센터 설립에 앞서 지역여성들의 의견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많은 직장맘들이 직장 내에서 출산·육아와 관련된 현실적인 고충과 갈등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고, 강영숙 광주시 여성청소년가족정책관실 사무관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 요즘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특화된 광주만의 직장맘지원센터를 설치해 맞벌이가정과 여성에 힘이 되는 도시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