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전야제 운동장 쓰레기 방치 빈축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선진의식 실종의 장’ 쓰레기 4일 밤까지 방치…의식 있는 젊은이들 나서 청소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5년 07월 06일(월) 20:49

지난 2일 광주하계U대회 전야제가 열린 전남대 대운동장에 주최측이 치우지 않는 쓰레기가 지난 4일 밤에도 방치돼 있어 대학생들과 주민들이 함께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이하 U대회) 전야제가 열린 전남대 대운동장이 행사 이후 방치된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지만, U대회 조직위와 주관 방송사가 이를 오랫동안 방치해 빈축을 사고 있다.

U대회 개막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밤 8시30분께 전남대 대운동장에서는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전야제가 열렸다. 국내 정상급 음악가들과 여러 K-pop 주역들이 전야제에 총출동해 일주일 전 전남대 스포츠센터에서 배포했던 전야제 입장권이 30분 만에 동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시민들은 전야제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모여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뤘고, 뜨거운 관심 속에 U대회 전야제 행사는 성황리에 마쳤다.

그러나 마무리는 결코 완벽하지 않았다. 수많은 인파가 지나간 전남대 대운동장은 마치 대형 쓰레기장을 연상케 했으며 쓰레기들은 4일 밤까지 그래로 방치됐다.

이곳에 버려진 쓰레기는 주로 무대 설치 후 남겨진 케이블타이, 쇠못, 철근, 철사, 대형 비닐 등이었다.

특히 방송사 관계자들이 먹다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수박, 참외 등 과일 껍질과 치킨 뼛조각과 함께 이들이 무대 주변에 버린 담배꽁초 등이 가득했다.

이를 지켜본 전남대 학생들이 급기야 직접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섰다.

처음엔 대학생 2명에서 시작한 대청소가 저녁운동을 나온 인근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 청소를 돕기 시작했다.

이 중에는 중국인 유학생들도 있었다. 지난 4일 밤 8시부터 시작한 대청소는 자정을 훌쩍 넘긴 후에서야 마무리 됐다.

전남대 운동장 청소에 나선 대학생 신서혜(24)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곳을 찾으니 도저히 그냥 볼 수가 없어 친구 1명과 함께 쓰레기 청소를 시작했다”며 “아무리 U대회 때문이라지만, 방송국이 버린 쓰레기를 대학생들이 나서서 치워야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남의 학교를 빌려 썼으면 뒤처리까지 확실히 해줬으면 한다”며 “행후에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각별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해당 방송사 한 관계자는 “변명의 여지가 없이 우리 방송사 측의 부주의인 것 같다”며 “앞으로 이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해명했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