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신 경찰서 좀…” 지인 자수시킨 뺑소니범 경찰 추궁 끝 자백 20대 영장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2015년 07월 07일(화) 20:25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지인에게 대신 경찰서에 자수를 해달라고 부탁한 철없는 20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7일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지인을 대신 경찰서에 보내 자수하게 한 박모(28)씨를 특가법상 도주차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박씨 대신 경찰서에 찾아와 허위 자수를 한 양모(29)씨 등 2명을 범인도피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6일 낮 12시38분께 북구 신안동 한 백화점 인근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던 정모(83)씨를 자신의 체어맨 차량으로 들이받고 그대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또 회사동료인 양씨 등 2명에게 “나 대신 경찰서에 찾아가 자수를 해 달라”고 사주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 오토바이 운전자 정씨는 사고 당시 다리골절과 장기출혈 등 중상을 입고 인근 대학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직후 자수를 하기 위해 온 양씨 등이 목격자가 진술한 인상착의와 비슷해 피의자로 특정하고 조사를 진행하던 중 양씨 등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 점을 수상히 여겨 추궁한 끝에 지인의 사주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후 박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벌금 700만원 미납으로 수배자인 내가 잡히면 가중처벌을 받을까봐 무서워서 부탁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임철문 뺑소니 팀장은 “자칫 방심했으면 깜박 속을 뻔 했는데 진범이 가려져 다행이다”며 “수십수백건의 교통사고를 조사하다 보면 방심할 수도 있는데 앞으로도 철저하게 수사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