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언어’…베니스의 감동을 다시 한번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베니스비엔날레 출품작 5점 전시 내달 2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서울 갤러러 GMA서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5년 07월 15일(수) 18:56

오는 8월2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GMA에서 열리는 ‘2015베니스비엔날레 광주아티스트 리뷰 : 이이남-빛의 언어’ 전시 장면.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씨가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에 내건 작품들을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생겼다.
광주시립미술관이 서울 사간동 소재 분관 갤러리 GMA에서 개최 중인 ‘2015베니스비엔날레 광주아티스트 리뷰’ 전시장이 바로 그 곳.
전시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미술행사인 2015베니스비엔날레(5월9일-11월22일) 관련 전시에 참가하고 있는 광주 출신 이이남·이매리 작가의 작업성과와 향후 가능성을 조명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전시는 한 달씩 진행되는 개인전 형식을 취할 예정. 먼저 8월2일까지 이이남 작가가 ‘빛의 언어(Language of Light)’전을 열고, 8월6일부터 9월6일까지 이매리 작가가 ‘시 배달(Poetry Delivery)’전을 갖게 된다.

현재 열리고 있는 이이남 작가의 전시에서는 ‘빛의 언어’ 시리즈 등 5점이 집중 배치돼 있다.

베니스의 팔라쪼 모라(Palazzo Mora)에서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개인적 구축물(Personal Structures)’에서 ‘빛이 되다(Becomes Light)’라는 소주제를 가지고 이 작가가 세계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는 바로 그 작품들이다. 또 베니스비엔날레의 전시 광경과 관객 반응 등을 담은 영상도 설치,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베니스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전하고 있다.

이 작가의 ‘빛의 언어’ 시리즈는 ‘자승자박(自繩自縛)’, ‘각인소광(各人昭光)’, ‘오수호(吾誰乎)’ 등의 글자가 쓰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영상이다. 이 작품들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인간 욕망의 결핍에 관한 자크 라캉의 이론에 근간을 둔다.

자의식의 허구성과 기만을 믿는 단계(상상계)를 지나 인간의 언어와 사회 구조 속에서 주체의 확인과 상실을 경험(상징계)하고 다시금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향해 나아가는 세계(실재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쓰였다 부서지고 흘러내려 사라져버리는 글자의 반복, 부유하는 글자의 생성과 소멸을 통해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욕망의 행로를 드러내고 있다.

애초 이 작가는 동·서양의 명화에 디지털 애니메이션 기술을 덧입혀 생동감을 부여함으로써 대중과의 친숙한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특히 그는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자연과 도시, 진품성과 복제성, 아날로그와 디지털문명의 교차 등을 제시하며 미디어 콘텐츠 기술과 예술의 결합에 주력해 왔다. 이 같은 시도 또한 현재 시점에서 사라져 버린 것들 대한 향수와 도달해야 할 목표 사이에서 발생하는 욕망에 관한 완곡한 표현으로 읽힌다.

이 작가는 “베니스비엔날레라는 큰 무대에 참여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하는 계기를 갖게 됐다”며 “작가의 출신지역보다는 세계무대에서도 차별화될 수 있는 자신만의 저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광주 출신’이자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작가가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한 첫 사례여서 줄곧 화제를 낳아왔다.

또 다양한 사회문제와 화려한 미디어아트가 만나 정점을 이룬 그의 작품들은 관객들의 발 딛을 틈 없는 방문이 대변하듯 현지의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더불어 그는 ‘개인적인 구축물’ 전시의 기획자로부터 2017베니스비엔날레 때에도 전시를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아 사실상 다음 베니스비엔날레 진출 티켓도 따낸 상태다.

한편 갤러리 GMA는 광주지역 출신 작가들에게 양질의 전시공간과 중앙 미술무대 진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광주시립미술관이 서울 인사동에서 지난 2012년 10월 서울 사간동으로 이전해 재개관·운영 중인 분관 미술관이다. 전시 문의 062-613-7131.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