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끝, 단비가 내렸다 김한필 전남발전연구원 행정과장

2015년 07월 16일(목) 20:20

이번에 내린 비는 분명 감우(甘雨)요 희우(喜雨)였다. 장마철인데도 오랫동안 비는 오지 않고 온누리에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빛만 작열했다. 작물이며 초목들이 갈증을 견디다 못해 오갈이 들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지난 11일 제9호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다음날까지 이어 내렸다. 남부지방은 100㎜ 이하로 온 곳도 있지만 대부분 100-200㎜ 내외의 단비가 내려 대지를 흥건히 적셨다.

갈증으로 신음하던 작물들의 환호작약(歡呼雀躍)이 농부들의 마음을 안도케 하고, 산천의 초목들도 오랜 목마름을 해소하니 태풍이 몸을 마구 흔들어도 오히려 든든하다. 바다는 기뻐서 너울너울 춤을 추며, 오랜만에 공중제비도 해본다. 물고기들은 수면 아래서 흥에 겨운 바닷물을 넋이 나간 채 조용히 관망한다. 자연이 베풀어준 비와 바람의 향연 덕분이다.

시공을 초월해서 단비는 사람에게 희열감을 주는가 보다. 두보는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비를 보고 ‘희우(喜雨)’라는 시를 지었다. ‘남국한무우(南國旱無雨) - 남쪽 나라 가물어 비 소식 없더니, 금조강출운(今朝江出雲) - 오늘 아침 강가에 구름이 이는구나. 입공재막막(入空?漠漠) - 공중에 들어 겨우 널리 퍼지는가 하더니, 쇄형이분분(灑逈已紛紛) - 세차게 어지러이 비를 뿌린다. 소연고비진(巢燕高飛盡) - 둥지의 제비도 좋아라 끝없이 높이 날고, 임화윤색분(林花潤色分) - 숲속 꽃에도 생기가 넘친다. 만래성부절(晩來聲不絶) - 저녁이 되어도 소리가 끊이지 않으니, 응득야심문(應得夜深聞) - 깊은 밤에도 빗소리 듣겠구나.’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요, 시어다골(躬詵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