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문화전당 조직 축소 반쪽 출범이라니

2015년 07월 20일(월) 19:58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하 전당)이 오는 9월 개관을 앞두고 20일 전당을 운영할 정부기구 조직이 공식 출범했다. 지난 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문화체육관광부 직제 개정안으로 전당의 운영 및 예산 확보 등 업무를 총괄하게 되는 핵심 조직이다. 하지만 당초 운영 인력을 100여명으로 계획했지만 정부 내 반대로 인력이 절반으로 축소돼 반쪽짜리 출범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콘텐츠를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할 주체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서 운영조직까지 축소한 것은 정부의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당장을 비롯 전문 계약직 공무원에 대한 공고를 통해 공개모집에 들어갔다. 전당조직은 전당장 아래 4과를 두고 50명(전문 계약직 공무원 18명 포함)으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운영됐던 추진단은 폐지됐고, 7대 문화지구 조성 등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후속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같은 문광부의 직제안에 대해 지역문화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졸속운영이 우려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 스스로 공약한 사업을 내팽개치는 꼴이다.

정부는 또 지난 3월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아특법)이 통과한 후에도 후속조치에 늑장을 부리면서 전당의 콘텐츠 개발을 담당할 아시아문화원은 출범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아시아문화개발원은 해산됐지만 이를 이어받은 아시아문화원은 조직 구성의 틀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심하기 그지없고, 광주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국가 소속 공무원을 몇 명으로 할지 조직 구성에 대한 관련 부처 등과의 협의도 지지부진해 전당 개관이 코앞인데 제대로 개관될 지 한숨부터 터져 나온다.

이 같은 정부의 처사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박근혜 정부는 국민과 국회는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포한 것으로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스스로 파기했다”고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날을 세우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법을 위배한 시행령으로 문화전당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무력화시키고 있는데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야당의 모양새다. 광주·전남을 텃밭으로 한다고 말만할 게 아니라 제대로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주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