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현장 확인의 중요성 취재수첩 |
| 2015년 07월 23일(목) 1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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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로 활동했던 3개월 동안 선배들을 따라 현장을 뛰어다니며 귀에 딱지가 입도록 들었던 말이다. 지난 5월 마지막 날 수습 기간을 마치고 타사 수습기자들과 좌담회를 가졌을 때도 가장 강조된 것은 ‘현장’이라는 의제였다.
그 이후 취재를 다니면서도 최근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한 일이 있었다.
지난 14일 경찰서에서 접한 사건 보고서는 2-3줄 분량의 짤막한 내용으로, 요약하자면 ‘김모씨가 대나무를 베었다’로 축약 할 수 있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상화된 사건·사고라 할 수 있었지만 함부로 판단할 수 없었다. ‘그는 왜 대나무를 베었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호기심은 ‘현장에 한번 가보자’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처음엔 간단한 에피소드에 그칠 사건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장은 전혀 딴판이었다. 현장에 도착하기 전 10그루 정도 베어진 대나무를 상상했었는데, 20여m에 빽빽히 들어선 270그루의 나무가 베어진 모습에 입을 다 물수 없었다.
현장을 보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 몰려왔다. 작은 정보를 가지고 현장에 와 새로운 정보를 취합하고 만들어 가는 것, 주위 사람들에게 현장감 있는 인터뷰를 하는 것 등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즐거움이었다.
현장에서 목격자들에게 들은 내용 중 확인할 것이 있어 최초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로 달려갔다. 정보는 충분했지만 앞서 ‘현장’에 직접 가는 것과 가지 않는 것은 크게 다르다는 것을 몸소 겪었기에 현장을 직접 본 경관들을 취재하고 싶었다. 지구대에서 현장감 있는 정보를 다시 듣고 새로운 정보가 맞는지 관계기관에 전화해 확인을 하는 일 등은 이미 일어난 사건이지만 마치 다시 퍼즐을 맞추는 듯 흥미로웠다. 각기 파편화되고 인과관계가 맞지 않았던 의문들이 풀렸다. 의문을 푼 것은 ‘왜 그랬을까’라는 호기심이었고 ‘현장’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덕분이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기자는 의문을 의문으로만 남겨서는 안되고,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타인이 전달해주는 정보에 대해 100% 확신하기보다 자신의 판단을 믿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처럼 간단한 원칙을 앞으로의 취재활동에서도 반드시 지킬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주재홍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