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공원내 친일인사 선정비 당장 철거돼야

2015년 07월 27일(월) 19:15

최근 광주 남구 광주공원 등에서 친일 인사의 선정비가 잇따라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친일인사 윤웅렬과 이근호의 선정비다. 이들 선정비는 각기 다른 곳에 있던 비(碑)를 1957년 공원 입구에 옮겼다가 1965년에 현재 위치인 동쪽언덕에 비군을 조성했다고 한다. 광주공원 내 향교 옆 사적비 군에는 윤웅렬과 이근호 선정비 외에도 선정을 베푼 관리들을 기리는 28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선정비(善政碑)는 백성을 어질게 다스린 벼슬아치를 표창하고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을 의미한다. 그런데 대표적인 친일인사들을 기리기 위해 친일비를 세웠고 그것도 모자라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광주공원으로 이전했다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윤웅렬과 이근호는 정부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이기 때문이다.

조선 말기 무신인 윤웅렬은 한일합병 직후 1910년 10월 ‘조선귀족령’에 따라 남작 작위를 받고, 같은 해 12월 보관하던 국채보상금을 조선총독부(경무총감부)에 건네 이듬해 은사공채를 받은 친일인사로 알려져 있다.

을사오적 이근택의 형인 이근호는 본인을 포함해 세 형제가 일제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은 대표적인 친일 집안으로, 은사공채는 물론 1911년 2월 총독 관저에서 열린 작기본서봉수식(爵記本書奉授式)에 예복을 입고 참석했다고 한다.

이들 인사들은 한말 전남 관찰사(지금의 도지사) 재직시절 선정을 베풀었다는 이유로 선정비가 건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인사가 관찰사로 재직해 선정을 베풀었다고 해도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포함된 이상 선정비는 바람직하지 않다. 당시 많은 열사들은 목숨을 바쳐 일제강점기에 맞섰는데 이들은 친일행적으로 호의호식을 누린 셈이다. 단죄비를 설치해도 시원치 않은 판에 이들 비들이 수십년간 방치된 것은 관리에도 큰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이번 기회에 다른 지역에도 잘못된 선정비가 있는지 조사해 바로 잡아야 한다. 그동안 그것이 참다운 역사교육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