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전남 현안 진정성 보여라 취재수첩 김재정 정치부 차장

2015년 07월 27일(월) 19:15

‘경제성이 떨어진다. 수요가 없다. 예산이 부족하다.’ 전남지역 현안 사업과 관련, 중앙부처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들이다. 전남지역 현안 사업은 대부분 국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재정 여력이 넘치면 굳이 정부에 손을 벌릴 필요도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난한’ 전남도는 그야말로 매년 ‘예산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런 전남도에 최근 2개의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와 광주-완도 고속도로 일부 구간 선(先)건설이다. 이들 사업은 장기 표류해온 전남 최대 숙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사업을 곧 시작한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안타깝게도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고육지책’이 숨어 있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는 노선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무안국제공항 경유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1년 가까이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몽니’를 부리는 바람에 광주-나주-고막원역 구간만 올해 우선 착공키로 한 것. 기재부의 부정적 시각이 여전한 만큼 ‘지속’ 협의키로 한 무안공항 경유의 경우 어떤 결론이, 언제쯤 나올지 가늠키 힘들다.

광주-완도 고속도로 역시 전체 89.3㎞ 구간 중 광주-강진(51.75㎞) 구간만 내년 7월 착공할 전망이다. 경제성 확보를 위해 2차례나 구간을 대폭 축소한 끝에 정부의 ‘OK’ 사인을 받아냈다.

이런 면에서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때문에 이들 사업을 놓고 도청 안팎에서는 이제부터가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 또한 적지 않다. 나머지 구간의 사업 확정 시기가 늦어질 수록 ‘반쪽짜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또한 팽배하다.

전남도 등 낙후지역에서 입에 달고 사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말은 당장 예산을 따내기 위한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다. 호남고속철도 1단계가 단적인 예다. 1단계 개통 이후 당초 예상을 훌쩍 넘어서는 폭발적인 수요가 만들어지고 있다. 현 수요에 맞는 인프라 공급이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을 정도다.

지금이야 말로 호남에 대한 현 정부의 진정성이 필요한 때다. 호남고속철도 무안공항 경유, 광주-완도고속도로 잔여 구간에 대한 추진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동서화합의 단초는 전남, 아니 호남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해야 확보할 수 있다. 그게 민심이다. 김재정 정치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