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사전 조사비 적산 ’ 현실화해야 업무보조 인건비 현실과 괴리…제2 범법행위 초래 한국농어촌공사, 인건비 빼돌린 직원 2명 중징계 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

2015년 07월 29일(수) 20:35

정부나 공기업 등이 사업을 시행하기 앞서 실시하는 ‘조사비 적산 기준표’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의외의 범법행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어촌공사 K본부에 근무한 바 있는 직원 A씨는 지난 2008년부터 저수지 및 댐공사를 위한 수자원 지질조사를 하면서 지하수 현장조사 업무에 투입할 일반 근로자 8명을 등록, 타인 명의 2개 계좌를 이용해 1억2천여만원의 인건비를 뻬 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직원 B씨 역시 지하수 시설 전수조사 현장감독 업무를 하면서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3명을 허위 근로자로 등록, 인건비 900여만 원을 빼돌린 것으로 국민권익위와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는 29일 서류를 조작해 인건비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난 직원 2명을 파면 및 해임 조치했다.

또 지도감독 책임을 물어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처장과 본사·지역본부 부장 6명을 직위해제하고 전국 8개 지역본부 관련 부장을 8월 1일 자로 전보조치 했다.

하지만 A씨와 B씨 등이 근무하지 않은 현장근로자를 근무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게 된 이면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조사비 적산 기준표’와 정부 인건비 품셈 기준단가 등이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08년 당시 일일 인건비 6만5천원(현 7만5천원)으로는 식비와 간식비 등을 충당할 수 없었으며, 특히 경기 및 강원지역의 경우 숙박이 불가피한 현실이지만 ‘조사비 적산 기준표’ 내에는 포함이 현실적으로 불가능 했다.

이에 A씨와 B씨 등은 조사비 적산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비용을 충당키 위해 가공인물을 내세워 인건비를 통해 부대비용을 충당해 왔다.

이들의 현장 근로자 임금 허위지급 비리는 지난해 9월 국민권익위원회 공익신고를 계기로 조사가 시작됐고 감사원 감사를 통해 추가로 드러났다. 공사는 올해 초 이들이 횡령한 전액을 회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모 공기업 관계자는 “사업을 시행하다 보면 외부 보조인력 투입 없이는 사업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이다”며 “하지만 사업을 시행하기에 앞서 작성하는 ‘조사비 적산 기준표’는 현실적으로 소요되는 지출비용과 괴리가 커 현실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