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시민참여예산 120억’ 시험대 468건 1천100억 규모 제안…교통·환경분야 대부분 야구 거리·대학생 쉐어하우스 등 참신 아이디어 눈길 내달 중 사업 결정 통해 9-10월 예산 편성·의회 제출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5년 07월 30일(목) 20:24

광주시민들의 제안이 실제로 광주시 예산에 편성될 수 있을까. 민선 6기 광주시가 전국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120억원 규모의 예산 편성권한을 시민들에게 내주기로 한 ‘시민참여예산’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민들을 대상으로 접수받은 시민참여예산 사업에 대해 다음달 초 시민참여위원회 심사를 거쳐 시민참여예산 대상 사업을 결정 할 방침이다.

시는 지난 4월까지 총 468건, 1천100억원에 달하는 시민참여예산 사업 아이디어를 접수받았다.

사업 아이디어는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소규모 숙원사업들이 가장 많았다. 소방도로 개설 및 쓰레기 처리 등 환경개선, 등산로 및 산책로 정비 등이다.

특히 시민들이 제안한 사업 가운데는 무등산 분청사기를 광주지역 요식업체와 연계, 광주의 예술적 가치를 알릴 수 있도록 하는 사업과 북구 챔피언스 필드 인근 ‘야구의 거리’ 조성 사업, 대학생들의 주택난 해결을 위한 쉐어(share·공유)하우스 등 참신한 아이디어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이 제출한 모든 제안은 시민참여예산위원회 분과위원회 심사를 거친 뒤 소관부서의 사업 구체화와 타당성 검토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시민참여예산위원회 분과위원회는 문화관광·복지건강·도시재생·교통건설·경제산업·일반행정 등으로 나뉘어 활동 중이다.

선정된 사업은 시의회 예산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2016년도 예산에 편성될 예정이다.

사실 지난 2011년부터 시행돼 온 ‘시민참여 예산제’는 사업 기관에서 이미 요구한 예산을 자문하는 수준에 그쳐 시민이 원하는 소규모 사업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광주시는 2016년 예산 120억원을 시민들이 직접 예산편성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시민들이 생활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을 발굴, 이를 실행할 구체적 전략을 세운 뒤 시의 실무부서의 검토를 거쳐 예산이 편성되는 구조다. 단순히 시에 아이디어를 던지는 게 아니라, 사업이 완성될 때까지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시는 또 시민 참여 확대를 위해 시민참여예산위원회 도 외부 공모 위원을 20명 늘려 총 100명으로 확대·운영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시의 경우 대형사업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주민생활과 관련된 사업들이 사실상 예산편성에 반영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시민참여예산사업 공모를 통해 시민이 직접 사업 제안부터 선정까지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진정한 의미의 시민참여 시책을 실현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