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밤 빛고을 도심에 “전우치가 떴다” 광주시립극단, 4-15일 금남로공원 야외무대 무료 공연 무술·춤 결합 화려한 액션·탄탄한 스토리 환상연극 선사 부채 증정·와인 무료 시음…특별 관객 초청 문화 나눔도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5년 08월 02일(일) 19:00

광주시립극단의 ‘2015전우치-판도라의 서(書)’ 공연 모습.

올 여름 열대야에도 어김없이 광주 도심 한복판에 ‘전우치’가 날아든다. 구름을 타고 바람을 가르는 도사 전우치가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줄 판타지액션연극을 선보일 요량.
광주시립극단은 오는 4-15일(일·월요일 제외) 밤 8시 광주 동구 금남로공원 야외무대에서 ‘2015전우치-판도라의 서(書)’를 공연한다.
시립극단의 전우치 시리즈는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모티브로 전통무술 택견, 아크로바틱, 마샬아츠를 접목한 액션, 마술, 군무, 음악을 가미한 판타지액션연극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강력한 액션, 신나는 노래와 군무, 기발한 연극적 장치 등이 어우러진다.
특히 ‘구름을 타고 바람을 가르는 도사 전우치’의 노랫말이 인상적인 주제곡과 자유자재로 공중돌기를 선사하는 배우들의 화려한 액션연기는 여름밤의 짜릿한 볼거리를 선사해왔다. 야외 무료 공연으로 온 가족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 매년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무대는 이 같은 전우치 시리즈 세번째 버전이자 시립극단의 여름 수시공연이다. 올해는 한층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강력한 판타지액션으로 무장했다. 조선시대 전우치와 현재의 여고생 이화의 좌충우돌 요괴퇴치 모험이 통쾌하게 펼쳐질 예정.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소녀 이화는 일진들이 거리의 노인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도 나서지 못한다. 이 때 한 노인은 절망한 이화에게 방울을 건네주고 사라지며 얼떨결에 방울을 받아 흔든 이화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과거로 가게 된다.

특히 이번 공연은 화려한 액션연기와 탄탄한 스토리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우선 그리스 신화 ‘판도라의 상자’에서 모티브를 차용해 설화 속 전우치 이야기를 엮어 동서양 고전을 절묘하게 버무렸다.

또 학교폭력, 갑질 논란,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 등 현 세태를 날카롭게 풍자한 이야기를 통해 웃음을 넘어선 극적 교훈도 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무대에선 조선항공에서 일하던 한 여성이 ‘땅콩’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절망에 빠지는가 하면, 판관이 되고자 백성을 꾀는 양반이 ‘반에 반 값 등록금’과 ‘주택 20만원’ 등의 공약을 내세우는 상황을 해학으로 묘사했다.

전우치 역은 시즌1의 배우 이승현씨가 맡았다. 또 이화 역에는 최유정, 판도라 역에는 이명덕, 초랭이 역에는 정일행 등 탄탄한 배우들이 각각 주요 배역으로 포진했다.

그런가하면 관객들을 위한 시원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전우치 캐릭터 부채를 무료로 증정하고 금·토요일에는 우리지역 기업 보해와 함께 매실맛 플럼 와인 무료 시음회를 준비했다. 시원한 와인 한잔을 즐기는 공연, 도심 속 푸른 숲에서 즐기는 아트 바캉스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매일 소외계층 청소년·다문화가정 자녀 등 10명의 특별 관객을 초청해 문화 나눔의 기회도 확대할 예정이다.

박윤모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은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잠시나마 시원함과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매년 ‘전우치’ 공연을 열고 있다”며 “찾아가는 열린 공연인 만큼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한바탕 웃음을 나눴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우천시 공연은 취소된다. 문의 062-511-2759.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