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찾아 온 ‘영산강 녹조’ 승촌보-죽산보 구간 20㎞ 초록빛 일색 수상레포츠·캠핑객 발길 뚝 끊겨 정적만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

2015년 08월 02일(일) 19:21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1일 오후 나주시 영산동 영산교 인근 영산강 영산대교 강기슭과 주변 바위 곳곳이 초록물감을 풀어 논 듯한 녹조로 온통 초록색을 보이고 있다./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지난 4년간 연례행사인 영산강 녹조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매년 5-6월에 시작된 녹조는 지난 장마로 잠잠 하더니, 장마가 끝나기가 무섭게 승촌보에서 죽산보에 이르는 20㎞ 구간을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였다.

영산대교를 기점으로 하류 죽산보까지 10㎞구간은 특히 심했다.

지난 1일 오후 2시께 영산강 영산대교. 강기슭과 주변 바위 곳곳이 녹색 이끼와 녹조 띠로 물들여져 본연의 강 색깔은 오간데 없다. 수상 레포츠를 즐기기 위해 만들어 놓은 나루터 역시 녹색 이끼 일색이며, 수상 오토바이와 보트 또한 녹색에 물들어 있다.

영산대교를 기점으로 상류 승촌보와 하류 죽산보 사이 유속이 느린 곳은 더욱 심각했다. 이곳에는 하얀 거품을 내뿜으며 오염이 진행돼 가고 있었고, 심한 곳은 악취와 함께 노랗게 강물이 썩어가고 있었다.

녹조가 만연한 강물은 산소 부족으로 죽어나간 물고기와 이를 잡아먹는 왜가리 떼들도 발견돼 생태계 파괴마저 우려됐다.

특히 영산강 본류로 흐르는 지류를 막아놓은 배수문은 오염을 부추겼다. 여기에 지류 인근 농경지에서 비료와 농약 등으로 오염된 물이 흘러들어 지류의 녹조를 심화 시켰다.

영산강 인근 캠핑장은 녹조 때문에 생긴 악취와 불쾌감 때문인지 가족단위 캠핑객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주말 오후 시간때면 영산대교 나루터 인근에서 8대의 수상오토바이와 보트 2대 등으로 수상레포츠를 즐기던 사람들과 이를 구경하는 관광객들로 붐비던 이곳은 일주일 새 한산해 졌다.

모 수상레포츠 동호회 김모(41)씨는 “무더위가 오기 전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회원들로 넘쳐 났었는데 영산강에서 녹조가 심해지자 타지로 떠났다”며 “매년 이맘 때 쯤이면 녹조가 심해져 냄새와 악취 때문에 회원들이 이곳을 찾지 않는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전주에서 온 이준태(43)씨는 “최근 영산강 수질이 좋아져 바나나보트와 수상스키를 즐길 수 있다고 하길래 아이들과 함께 왔는데 녹조를 보고 포기했다”며 “캠핑을 할까 했는데 녹색강을 보고 아이들이 싫어해서 인근 수영장에 들러 휴가를 대신할 생각이다”고 아쉬워했다.

영산강유역청관계자는 “녹조 발생 구간의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수는 현재 각각 60㎎/㎥, 2천-3천개 수준으로 조류주의보 발령 기준(70㎎/㎥, 1만개)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향후 1-2주일간 태풍과 비가 오지 않으면 녹조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을 우려해 방제 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