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 ‘아너소사이어티’ 취재수첩 임채만 사회부 차장대우

2015년 08월 03일(월) 19:35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이는 사회적 지도층에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라는 뜻이다.

부익부 빈익빈이 갈수록 심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지도층도 존경 받는 또는 지탄의 대상이 되는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본 기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연중 모집하는 ‘1억원 이상 기부 모임’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광주·전남 가입자들을 밀착 취재를 한 적이 있다. 이 아이템은 사회지도층들이 기부하는 의미를 통해 사회 전반적으로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당시 가입자를 릴레이 인터뷰하는 시리즈로 준비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명단을 전달받은 후 각계각층의 기부자들의 인생역정을 듣기 위해 직접 찾아갔다. 이들을 만나기전까지는 남이 시샘할 만큼 거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부러움이 앞섰다. 또 돈이 많은 만큼 이기심도 비례할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이들을 현장에서 겪어보니 바쁜 일상 속에 지쳐있던 내 삶은 부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자기분야에서 너무 열심히 살고 있었고, 남의 도움으로 인한 성공보다는 자수성가형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돈을 힘들게 번만큼 값어치 있게 쓰는 방법을 알고 있어 선망의 대상이 됐다.

특히 광주아너소사이어티 1호 김영관 그린장례식장 회장을 취재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비가 세차게 내린 날, 김 회장은 사무실로 데려가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계기와 의미를 설명했다. 어린시절 궁핍한 가정형편 때문에 형제들이 뿔뿔이 친척집에 흩어져야만 했던 김 회장. 이 시절을 되뇌이다 김 회장은 결국 눈시울을 붉히며 하염없이 눈물샘을 터트렸다.

본 기자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며 같이 슬퍼할 수밖에 없었다. 어르신의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 것에 대한 죄책감마저 들었다.

김 회장은 경제적 어려움을 교훈삼아 자수성가했고, 이제는 광주·전남지역을 대표하는 사업가로 자리매김했다. 김 회장의 사례뿐만 아니라 아너소사이어티 지역가입자 대부분은 자수성가형이었다.

이러한 착한 기부자들이 많기 때문에 아직도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망이 남아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현재 광주는 30명, 전남은 26명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임채만 사회부 차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