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개 유인도 인구 급감 속 “섬을 살리자” 안간힘 전남 ‘가고 싶은 섬’ 을 꿈꾼다 <7>일본 카가와현 이도(離島) 진흥 정책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
| 2015년 08월 05일(수) 1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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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코쿠 북동쪽에 위치한 카가와현(香川縣)은 8개 시(市), 9개 정(町)으로 이뤄진 농업 위주의 현이다. 인구는 98만936명(2014년 말 기준)으로 일본에서도 규모가 작은 현 중의 하나로 꼽힌다.
카가와현과 북쪽 오카야마와의 사이에 세노내해(瀨戶內海·동서 450㎞, 남북 15-55㎞)가 위치해 있다. 세토내해는 시코쿠, 혼슈, 규슈 사이에 있는데 이곳엔 3천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산재해 있다. 카가와현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전남도와 유사한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양 지역의 공통된 고민은 바로 ‘섬’이다.
◇섬 인구 감소·고령화에 골머리
카가와현의 섬은 총 116개로 모두 세토내해에 있다. 유인도는 24개(지정 23곳, 비지정 1곳), 무인도는 92개다. 지정 유인도 23곳의 인구는 3만7천283명(2010년 말 기준)이다. 2005년 4만555명과 비교할 때 5년 사이에 8.1%의 인구가 줄었다.
이 같은 상황은 카가와현을 대표하는 섬인 쇼도시마(小豆島)와 나오시마(直島)의 인구 추이를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실제 2003년 3만8천774명에 달했던 쇼도시마의 인구는 2014년 2만9천301명으로 9천473명(24.4%)이나 급감했다. 나오시마 역시 2003년 4천162명에서 2014년 3천175명으로 987명(23.7%) 감소했다.
이처럼 카가와현 내 섬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인프라, 정보기반, 의료 등 본토와의 차이에 기인한다. 이는 전남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카가와현 섬 인구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23개 유인도 인구 3만7천283명 중 65세 이상 인구는 1만3464명으로 36.1%의 고령화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카가와현 전체 고령화율보다 10.3%p 높은 수치다. 인구수 300명 이하로 규모가 작은 섬의 고령화율은 70-80%대에 이를 정도다. 이로 인해 섬마다 빈집 증가 및 지역활동 정체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결국 이도(離島)의 급격한 인구 감소를 막는 것이 카가와현의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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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주민의 ‘발’인 선박의 경우 항로 운임 등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선박의 노후·대형화 등에 따라 항만 설비의 확대 필요성도 대두됐다. 섬 내 교통은 커뮤니티 버스 등의 활용이 있지만 운행회수가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정보 분야 소외도 심각하다. 민간사업자에 의한 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확대되고는 있지만 초고속 인터넷 기반이 정비된 섬은 한 곳도 없다.
인구 감소로 인한 일손 부족은 전통산업인 농림수산업의 쇠퇴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진료소 등 의료기관이 없는 섬은 카가와현 내 유인도 23곳 중 10개 섬에 달한다. 의료기관이 있는 곳은 유지, 추가 확보가 당면 과제다.
인구 감소 및 소자녀 현상으로 폐교·휴교 학교도 속출하고 있는 게 카가와현 내 섬지역의 현실이다.
카가와현이라는 전제가 없다면 전남지역 섬의 문제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비슷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의료 서비스 등 복지문제 초점
카가와현은 이도(離島) 정주 촉진을 위해 각 지역의 실정과 필요에 맞는 각 분야의 지역간 격차를 정정하는 것을 급선무로 봤다.
2012년 6월 공포된 새로운 이도진흥법은 지역간 교류 촉진, 거주자가 없는 이도 증가 및 이도 인구 감소 방지, 정주 촉진을 명기하고 있다. 이후 책정된 제7차 카가와현 이도진흥계획법 및 정부의 이도진흥기본방침 취지를 기초로 각 시, 마을 이도진흥계획안을 반영해 현재의 카가와현 이도진흥 기본 방침을 수립했다. 계획(2013-2022년) 대상 지역은 쇼도시마와 나오시마 섬군, 시와쿠쇼도, 이부키지마 지역이다.
카가와현은 선박 항로의 경우 섬 주민이 이용하기 쉬운 운송 시간표 및 운임 체계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물자 운송 비용 절감을 위해 유통 효율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섬 주민의 정보 소외 현상 해결을 위해 초고속 인터넷 기반 설비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산업·고용 분야에서는 지역특성을 살린 신규 작물 도입 및 브랜드화, 고부가가치 등을 통한 판매 확대 및 유통 합리성 확보, 비용 절약 방안을 다각적으로 추진중이다.
무엇보다 복지 서비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도진흥정책이 ‘살고 싶은 섬’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이야기다.
카가와현 내에는 의료기관이 없는 유인도가 쇼도시마 지역 2개, 나오시마 지역 2개, 시와쿠쇼도 6개 등 10개다. 지속적으로 진료선 등 순회 진료 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며 구급환자 운송은 구급환자 운송배 및 민간선박 지원 등으로 신속·안전한 운송 체계 정비에 주력하고 있다.
진료소가 있는 섬은 본토 병원의 지원 및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임산부 거주 섬에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 병원이 없을 경우 본토로 건강진단을 받고 출산에 필요한 진찰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역의료지원센터에서 U턴(대도시에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 J턴(대도시에서 고향이 아닌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 I턴(대도시에서 고향과 가까운 작은 지방 또는 중간도시로 이주하는 것) 등을 포함한 의사 취업상담 등에 대응하고 의대생을 대상으로 자금 대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카가와현 지역활력추진과 시부야 히로유키 주임주사는 “각 섬과 본토와의 지역 차이 정비를 위해 작은 섬에서 주민들이 살 수 있도록 환경 정비를 지역 사정과 필요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이주자 기업 지원 및 빈집 지원 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정책 추진후 관광객도 증가
카가와현 섬 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2013년부터 시작된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다. 이도진흥정책과 세토우치 국제예술제 이후 섬 인구 감소세는 둔화되고 있다는 게 카가와현 관계자의 이야기다.
카가와현을 찾는 관광객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현외(縣外)에서 카가와현을 찾는 관광객 유입수는 917만7천명으로 2012년에 비해 3.2% 증가했다. 2012년에 이어 2년 연속 관광객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1988년 오카야마와 카가와현을 잇는 세토나이 대교 개통 당시 1천35만명에 이은 2번째로 많은 수치다. 관광객 900만명대를 돌파한 것도 세토나이 대교 개통 이후 처음이다.
주목할 부분은 모든 교통 수단을 이용한 카가와현 유입이 늘었다는 점이다. JR 129만1천명(전년 대비 1.1% 증가), 선박 64만7천명(전년 대비 0.3% 증가), 항공기 20만5천명(전년 대비 2.8% 증가), 자동차 703만4천명(전년 대비 3.9% 증가) 등이다.
카가와현을 대표하는 섬인 쇼도시마의 경우 112만6천명이 찾아 전년 대비 6.3%나 늘었다. 육지부에 있는 주요 관광지(리츠린공원, 야시마)의 관광객이 감소 추세에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베네세하우스’로 유명한 나오시마의 관광객도 역시 매년 급증세다.
이도(離島)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다각화되면서 관광객도 함께 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카가와현 관광교류국 오카시타 켄이치로 주임은 “카가와현을 찾는 관광객 수가 늘면서 2013년 한해동안 관광객이 사용한 돈은 1천17억엔으로 분석된다”며 “과거 우동으로만 유명했던 카가와현이 쇼도시마, 나오시마 등 섬 지명도가 높아지고 예술과 연계한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섬이 핵심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카가와현=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