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여, 한바탕 활짝 웃어보자! 김윤석 |
| 2015년 08월 17일(월) 1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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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 울지 마라 / 너의 그 손은 / 92% 부끄럽지 않나니
우리가 언제 달콤한 말 한마디에 배부른 떡 한 조각에 / 우리의 영혼을 팔았더냐
우리의 열망은 이것 아니었더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 잠시의 수고로움만으로도 / 너와 나 우리 모두의 뜻을
이룰 것만 같은 그 열망 아니었더냐…
지난 2012년 대선이 끝나고 SNS에 회자 되었던 ‘광주여 울지마라’란 글이다.
광주는 언제나 역사의 주역이 되지 못하고 주류의 저편에서 주변인 취급을 당해 왔다. 한에 못 이겨, 불의에 못 이겨 지난 1980년 용틀임을 하다 수많은 피와 젊은 열정이 일순간에 사그러졌지만, 그 암울한 시기에도 광주에는 한 건의 강도 사건이나 도난사고가 없었다는 것은 이 도시가 지닌 순수함이었고, 오직 민주화에 대한 갈망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역사는 단초와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상징적인 사건, 계기가 되는 사고를 시작으로 역사는 바뀌고, 도시던 국가던 흥망성쇠를 거치게 되는 것은 역사의 교훈 속에서 배워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광복 35년이 되던 1980년. 그리고 다시 35년이 흐른 2015년, 5월의 광주를 열정으로 안았던 젊은이와 같은 또래의 세계 젊은이가 민주·인권·평화의 도시에 모였다.
이들은 12일간의 경기뿐만 아니라, 선수촌이 있는 화정동을 중심으로 충장로, 양림동, 상무지구, 광주 인근을 누비면서, 80년 5월 광주의 젊은이들이 민주화를 외치며 열정을 불살랐던 것처럼, 젊음의 패기와 순수로 무장한 채 광주의 속살을 마음껏 감상하고 즐겼다.
80년 5월 광주 젊은이들이 희생 속에서 민주화를 이루었듯이 세계 각국의 선수와 임원들은 젊음만이 가질 수 있는 긍정의 힘과 평화의 메시지 속에 최고 에너지를 광주에 선물해 주었다.
대회 참가 143국 1만 3000명은 스포츠를 넘어, 젊음을 넘어, 전설을 만들었다.
자원봉사자 9300여 명의 헌신, 김밥을 싸 자원봉사자 손에 들려준 어머니들, 선수단과 대표단에 요금을 받지 않겠다고 손사래 친 택시기사들까지, 광주U대회는 ‘광주정신’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대회였다. 대회 기간 곳곳에서 나눔과 배려가 이어졌다.
봉사 및 사회단체에서는 대지진 참사로 대회 참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네팔 선수단에게 경기복과 선수단복뿐만 아니라 체재비 일체를 지원해 주었고, 선수촌 내에 있는 경찰관들의 위문품 전달 등은 광주정신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됐다.
곳곳에서 치러진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통해 각국 선수단은 피부색, 종교 등을 넘어 하나 됨을 주저하지 않았고, 우리 시민들 또한 세계 각국의 손님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대동한마당을 만들어내는 등 광주를 찾은 손님들에게 광주의 정과 맛, 그리고 멋을 만끽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을 만들어냈다.
광주는 U대회 개최를 통해서 ‘광주’라는 이미지 만들기와 도약이라는 발전의 초석을 구축했다. 광주가 가지고 있는 긍정과 열정의 이미지 속에 예상치 못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라는 대형 돌발변수를 극복하며 광주가 사회적 안전망이 튼튼하고 안전한 도시라는 것을 세계 속에 증명했다.
이런 모든 것들이 긍정의 힘이었고 광주U대회가 표방한 ‘저비용 고효율’ 속에서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대회’라는 맛깔 나는 말처럼, 광주시민은 호남지역에서 유사 이래 처음 치르는 하계 국제종합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훌륭한 이정표가 되었듯 광주U대회의 사례는 국제 대회를 앞두고 있는 많은 도시들에겐 ‘롤모델’이 될 것으로 자부한다.
7월을 뜨겁게 달구었던 광주U대회는 ‘자부심’과 ‘행복’을 남겼기에 꺼지지 않는 열정과 에너지를 디딤돌로 삼아, 광주는 ‘호남을 넘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에 광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될 것이니 광주여 이제는 발 뻗고 웃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