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에게 되레 불편한 ‘시민 숲’ 취재수첩 |
| 2015년 08월 18일(화)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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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청 1층엔 ‘숲’이 있다. 지난 7월 광주시가 시청사 1층을 새롭게 리노베이션해 시민공간으로 꾸민 ‘시민 숲’ 얘기다. 윤장현 광주시장 취임 1주년에 맞춰 개관한 ‘시민 숲’은 윤 시장이 취임 이후 늘 강조해온 시민직접참여의 결과물이다. 행정업무 위주로 활용돼 온 시청사 1층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민친화형 생활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때문에 시민 숲은 구상부터 기획까지 시민들의 아이디어로 이뤄졌다.
일단 공간의 변화는 확연히 느껴진다.
청사 중앙 넓은 기둥을 중심으로 조성된 시민 숲 도서관과 시민모임공간인 ‘시민 숲 둥지’, 로컬푸드 직매장, 장난감도서관, 공예품전시관이 새롭게 들어섰다. 기존에 있던 홍보관, 영상관, 이룸 카페, 구내매점은 공간을 이전했다. 특히 청사 출입구 앞에는 1인시위공간인 ‘발언 숲’도 생겼다. 언제든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새롭게 재단장한 뒤 1달이 지난 지금, 반응은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 오히려 리노베이션하기 전이 더 나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간은 화려하고 새 단장도 했지만 무엇이 문제일까.
일단 1층 각 공간에 대한 연관성이 없어 개별적으로 운영돼 따로국밥 같다는 평이 많다. 로컬 푸드 직매장에서 판매되는 채소들은 마트나 시장보다 더 비싸 쉽게 구입하기 꺼려진다는 시민들도 있다. 특히 발언 숲이나 시청사 내에서 행사나 프로그램을 하려면 관련 부서에 가서 허락을 받아야 한다. 운영에 있어서 행정 편의와 통제 및 관리의 효율성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단적인 예다.
시민 숲이라 명명했지만 이름만 바뀌었을 뿐 모든 운영시스템은 예전과 그대로다. 바뀐 것은 겉모습일 뿐인 것이다. 처음에 계획단계에서만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것에 그치고 정작 운영 면에서는 시민들을 참여시키지 않고 있으니 진정한 시민들의 공간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숲’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숲의 가장 큰 특징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 모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 숲은 불편하다. 누구나 편하게 있을 수 없는 숲은 사유지에 불과하다. 오경은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