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역량 미흡’ 전남도 반성만 할 일인가

2015년 08월 19일(수) 20:06

전남도가 ‘부끄러운 민낯’을 공개했다. 업무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뼈아픈 반성을 하고 나선 것이다. 앞으로 채용에서 퇴직까지 직무역량 중심으로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고, 일 중심의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지켜볼 일이다.

전남도가 내놓은 조직역량 실태 보고서는 객관적 통계자료는 없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공직자의 역량이 미흡하다는 문제 제기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앙부처에 제출하는 사업계획 보고서가 다른 지역의 보고서보다 내용이나 설득력이 부족해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많다고 한다. 글로벌 시대에 국제 감각과 언어능력 또한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보고서는 그 원인으로 폐쇄적·현실 안주 조직문화를 꼽았다. 5급 승진제도 폐지, 7·9급 공채 위주의 소극적 채용, 형식적 교육훈련, 연공서열 위주의 승진제도, 시·군 우수인력의 도 전입 기피, 중앙 및 다른 기관과의 인사교류 부족 등도 제시됐다.

더불어 전체 공무원 2천144명의 나이, 학력, 입직 경로 등을 분석한 결과, 평균 연령은 45.7세였으며, 4급 간부 가운데 향후 5년 내 퇴직 예정자가 65%에 달해 이들이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인사관리가 필요하고 일반직 전환자 상당수가 직무역량이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 내용은 충격적이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자치단체간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한심한 조직이었음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국제화 시대에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언어능력 마저 뒤떨어진 것으로 지적됐다는데 말문이 막힌다.

도대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이렇다할 내부 진단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한 마디로 있으나마나 한, 자리나 꿰차고 있는 무능한 공무원들을 200만 도민들은 지금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어떻든, 이 참에 그동안 불거진 여러 문제들을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양심선언’을 한 셈이니, 앞으로 강도높은 자정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전남도는 능력있는 공무원을 키우고, 제 역량을 발휘할수 있도록 하는 등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위해 전력투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