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햇볕정책, 남북 화해 리더십 계승해야

2015년 08월 19일(수) 20:06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이 지난 18일 서울 국립 현충원과 광주 YMCA 등에서 열렸다. 이날 국립현충원의 추도식에는 신·구 정치인 400여명이 총출동해 북새통을 이뤘다. 내년 총선과 이를 염두에 둔 야권 재편 움직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인사들은 물론 신당추진 인사들까지 얼굴을 내비쳤다. 야권의 지도부와 주류, 비주류 진영의 의원들, 국회의장단, 여권의 주요 인사들 외에 무소속의 천정배, 원외정당인 민주당의 김민석 전 의원, 노무현 전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도 참석했다.

추도식에 참석한 인사들 모두 고인의 뜻을 받들어 남북화해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남북이 극한의 대립을 보이는 현 시국에서 고인의 햇볕정책이 드리운 남북화해의 메시지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특히 이날 추도식장에서 신당설과 관련된 움직임에 촉각을 세웠으나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내년 총선을 두고 지도부와 주류는 야권이 분열되면 자신들의 입지는 견고할 것이란 안일한 생각을 하는 듯하다. 비주류와 신당파는 지난 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어정쩡한 혁신으로 덮으려는 의도로 보고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날 추도식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역갈등의 피해자였으면서도 동서화합에 앞장선 분으로 영정 앞에 한없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햇볕정책의 이름으로 대북정책과 동북아 외교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통일정책을 편 분”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살아계신다면 남북관계에서 지도력을 발휘 하실 텐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고인의 남북정책에 대한 지도력과 경륜을 그리워하며 지혜를 내려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

김 전대통령의 지도력과 경륜을 그리워하는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지금의 야당의 모습을 볼 때 한심하고 답답하기 그지없다. DJ당시와 비교하면 더 많은 자원과 10년에 이르는 집권 경험, 관료조직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하는 리더십이 없다. 문 대표는 당을 통합할 수 있는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야권이 정권 교체를 위해선 DJ가 남기고 간 야당의 통합을 위한 통 큰 리더십과 결단력, 절박함의 의지 등을 절실히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