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공서 주취소란 처벌은 정상화의 계기 이상봉 |
| 2015년 08월 24일(월) 1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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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사회복지사, 광고제작감독, 해양경찰관, 방송작가…이는 지난 2013년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밝힌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순위이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 그리고 재산을 보호하고 범죄의 예방과 진압수사,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해 각종 현장출동과 사건사고처리 과정에서 시달림, 피로감, 좌절감 등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구대로 온 지 얼마 안 돼 강력반으로 전출된 직원에게 “강력반으로 가서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 직원은 “그래도 강력반은 술 취한 사람들에게 시달리지는 않는다”고 대답한 직원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맞는 말이다. 술 취한 사람에게 시달리는 것처럼 힘든 일도 없다. “술이 백약의 장(長)이다”라는 말은 적당히 마실 때 건강에 좋다는 것이고 술에 취해 이성을 잃고 인사불성이 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욕하고 내일은 오지 않을 것처럼 난폭하게 행동하는 주취자들에겐 독약인 것이다. 또한 이들을 상대하며 수 시간씩 시달리다 꼬박 날을 새는 지역경찰관에게도 형용 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준다.
최근 경기도 지역의 한 경찰서에서 발생한 사건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단순폭력이 62.4%, 성폭력과 가정폭력은 70%, 공무집행방해의 경우 87%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이는 어느 지역에서나 비슷한 수치가 될 거라고 생각된다. 범죄와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적 관계다. 특히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금남지구대 관할의 경우 젊은이들이 많이 몰려드는 ‘구시청 사거리’는 초저녁엔 한가하지만 자정부터 장이 서기 시작해 동이 트고 아침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날이 새도록 마신 술은 아침까지 사건사고를 부른다. 만취한 2-30대가 ‘지나가는데 째려봐서’, ‘화장실 가는데 발을 밟아서’, ‘여자친구에게 눈길을 줘서’, ‘춤추다가 몸이 부딪쳐서’ 등 사소한 이유가 발단이 돼 소란을 피우고 폭행을 해 신고를 한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훈방처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술기운에 서로 처벌을 원하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심한 모욕감을 주는 행동 및 순찰차 손괴, 지구대 연행 후에도 소란과 난동을 부리면 공무집행방해나 주취소란 등의 혐의로 처벌을 받는다. 아침잠을 설치고 찾아온 부모에게까지 술주정을 하며 ‘돌아오지 못할 루비콘강을 건너는 것’을 보게 되면 형사처벌을 하면서도 씁쓰레한 뒷맛만 남을 뿐이다.
경찰에서는 관공서 주취소란·난동이 정당한 공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폐해가 심해 ‘비정상화의 정상화’ 일환으로 법질서를 확립을 위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정한 처벌을 하고 있다.
금남지구대에서는 매일 야간에 ‘구시청사거리’에서 젊은이들을 선도하기위해 전단지를 배포하고 범죄예방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가시적 방범활동을 통해 작년 대비 범죄가 8.1% 감소했다. 올바른 음주습관과 자기관리로 술 때문에 미래를 망치는 젊은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