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 직선제 보완쪽에 무게 실려야 취재수첩 박은성 사회부 부장대우

2015년 08월 24일(월) 19:20

“초등학교 반장선거부터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로 뽑는데, 왜 교육부가 대학 총장을 직선으로 뽑을 수 없도록 자율성을 가로막고 있는지 정말 이해하기 힘이 듭니다.”

최근 부산대에서 총장 직선제 사수를 외치며 투신한 고(故) 고현철 교수의 소식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총장 직선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립대학 자율성과 대학민주화를 천명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대학에 출입처를 둔 본 취재기자도 고 교수가 남긴 ‘대학의 민주화는 진정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 보루’라는 유지를 접하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 채 ‘국립대 총장 직선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24년간 지속됐던 총장 직선제는 지난 2012년 일부 국립대학들이 학칙개정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막을 내리게 됐다. 당시 교육부는 총장 직선제를 폐지한 대학에는 각종 평가에서 가산점을 주는 반면 이를 유지하는 대학은 불이익을 주겠다고 으름장에 가뜩이나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에 시달리던 대학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굴복해야만 했다. 이후 총장 선출권은 국공립 대학은 교육부로, 사립대학은 재단으로 넘어가면서 대학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교육부와 재단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게 됐다.

물론 그동안 총장 선거 과정에서 각종 폐해와 후유증이 난무했던 사실을 지켜보면 직선제가 꼭 좋은 선거방식은 아니다. 다만 그나마 직선제가 자율적 공동체로서의 최소한의 조건이자, 대학을 권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민주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최근 전국교육대학 교수협의회연합회가 법률에서 정하는 대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총장선출방식을 정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주문도 여기에 있다.

이에 총장 직선제에 일부 부작용이 있다 하더라도 폐지라는 극단적인 조치보다는 이를 보완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불태울 수는 없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듯이, 이런 논란이 지속화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교육부는 반드시 숙지했으면 한다. 박은성 사회부 부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