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의 날’에 생각하는 통계와 인구센서스 백만기 |
| 2015년 08월 25일(화) 1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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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전쟁과 분단의 아픔 속에서 일궈낸 2015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제대국’이다. 70년 전 아시아의 변방, 힘없는 신생국으로 출발한 이 나라가 경제대국으로 거듭나기까지 그 어느 한 시라도 국민들의 피땀이 씨줄과 날줄로 엮어지지 않을 때가 있었으랴만, 통계학(Statistics)을 실천한 사람들, 즉 통계인(統計人)들의 공헌도 그 어느 국민들에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19세기 후반 국가경영을 위해 국가의 실상을 상세하게 기술하는 이른바 국상기(國狀記) 또는 정치 산술(political arithmetic)의 의미로 동아시아에 도입된 ‘Statistics’는 ‘통계학’이라는 동양 공통의 이름을 얻기까지, 정표학(政表學), 국세학(國勢學), 국무학(國務學) 등 국가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이름으로 통용될 정도였다.
오는 9월1일은 올해로 스물한 번 째 맞는 ‘통계의 날’이다. 통계의 날은 구한말 갑오개혁 이후 우리나라 근대통계의 시발점이 된 ‘호구(戶口)조사규칙’이 제정된 1896년 9월1일을 기념하는 날로서 통계인들의 생일이자 국가 기념일이다.
한국의 사회경제가 확대 발전하게 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통계의 중요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통계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승격해 통계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통계청으로서는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지만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가 있는 해여서 그 의미는 더욱 특별하다.
인구주택총조사는 ‘인구센서스’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에게 더욱 친숙하다. 인구센서스는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과 주택의 규모 및 그 특징을 파악하기 위한 국가 기본통계로서 국가의 주요정책을 세우는 데 필수적인 기초 자료로 쓰인다. 또한 인구센서스는 그 가치와 중요성에 비례해 조사에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국민들의 부담도 컸다.
올해부터는 이러한 센서스가 1925년 근대적 방식에 의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실시된 이래 그동안의 조사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뀐다.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대대적인 혁신의 결과다. 자동차로 치면 부분변경 정도가 아니라 전면개조에 가깝다. 우리나라 인구센서스 100년사에 있어 큰 전환점이라고 할 만큼 중대한 변화다.
우선, 기본적인 항목은 가구를 방문하지 않고 주민등록부, 건축물대장 등 20여 종의 공공데이터를 연계해 작성하는 ‘등록 센서스’ 방식을 도입한다. 공공데이터를 이용하기 어려운 항목에 대해서만 전체 국민 가운데 약 20%의 대표를 뽑아서 인터넷으로 참여하게 하거나 조사원이 직접 방문해 조사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인구센서스가 국민 모두 참여하던 방식에서 20%의 국민을 표본으로 선정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관련예산도 크게 절약되지만 그 보다도 국민들의 응답부담이 크게 줄어드는데 그 의미가 있다.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조사가 진행된다. 표본으로 선정된 국민들께서는 10월24일부터 10월31일까지 8일간 먼저 인터넷을 통해 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참여하지 못한 표본가구에 대해서는 11월1일부터 11월15일까지 보름간 조사원을 통한 방문 면접조사가 이루어진다. 인구센서스 표본대상 가구로 선정된 가구에서는 우리나라의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가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이번 조사에 적극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
스물한 번째를 맞이하는 통계의 날을 앞두고 통계인들의 땀과 열정이 담긴 열아홉 번째의 인구센서스가 아무쪼록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표본가구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냄으로써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