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기업과 외부효과 이명종 |
| 2015년 08월 26일(수)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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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의도하지 않게 어떤 사람한테는 이익을 주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한테는 반대로 손해를 끼치기도 한다.
먼저 개인의 행위가 사회 전체로 보면 불이익을 주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예컨대 개인이 물건을 만드는데 환경오염이 반드시 동반된다고 가정하자.(그리고 그 비용을 정확히 파악해 물건 값에 반영하기 어렵다고 하자) 이렇게 개인이 생산한 물건을 1천원에 판매한다 하자. 그리고 소비자도 이 가격에는 기꺼이 구입할 의향이 있어 1천원을 지불한다고 하자. 그러면 개인 간에 즉, 사적(私的) 균형 가격은 1천원이고 당시의 생산량은 사적 균형 생산량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환경오염을 정화하는 비용, 예컨대 물건 1개당 200원이라고 했을 때 이 비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물건 단가는 1천200원으로 상승하고 이 가격에서 사회적(社會的) 균형 가격이 형성된다면 소비자는 수요를 줄일 것이고 생산자도 물건을 덜 생산할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균형 생산량은 사적 균형 생산량보다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외부불경제(external diseconomy)라고 한다.
이번에는 이익을 주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대표적인 예가 과수원 주인과 양봉업자와의 관계이다. 양봉업자가 과수원 근처에서 양봉을 하면 과수원에 꽃이 필 때 벌들이 꽃에 모여들어 수정을 도와주어 과수원 주인은 더 많은 과일을 얻을 것이고 양봉업자는 꿀을 더 많이 채취해 서로 이익을 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어떤 경제활동이 다른 사람에게 의도되지 않은 이익(혜택)을 주는 것을 외부경제(external economy)라고 한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벌들이 오지 않는다면 과수원 주인은 별도의 비용을 들여 꽃의 수정 작업을 해야 한다. 과수원 주인이 벌들의 도움으로만 과일을 생산했다고 가정하고 비용이 개당 1천원에 판매할 수 있다고 하자. 소비자도 이 가격에 만족해 기꺼이 구입한다면 사적 균형 가격은 1천원이고 당시의 생산량은 사적 균형 생산량이 될 것이다. 그런데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양봉업자의 존재로 과수원 주인은 이익(예컨대 200원, 인건비 절감효과 가정)을 보았기 때문에 사회적 균형 가격은 800원이 될 것이고 당시의 생산량이 사회적 균형 생산량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사적 균형 생산량은 사회적 균형 생산량보다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외부효과(외부경제와 외부불경제)가 개입될 경우 개인적인 생산량/소비량과 사회 전체적인 생산량/소비량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사회적 기업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사회적 기업이란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사회적기업육성법 제2조 제1호에서 ‘사회적 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영리기업이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데 반해 사회적 기업은 사회서비스의 제공 및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영리기업과 큰 차이가 있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는 일반기업의 제품에 포함하기 어려운 즉, 예컨대 취약계층을 돕는 마음이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이들을 돕는 긍정적인 외부효과가 발휘될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구입할수록 소비자들은 정서적인 만족감을 추가로 얻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논리로 해결하기 어려운 취약계층 지원 문제도 풀 수 있는 도움을 주는 있는 것이다.
우리가 취약계층의 복지 수요를 국가나 지자체의 재정으로 모두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여 스스로 창출하는 일자리와 이익만큼 우리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재정지출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 소비자들이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인 가치 외에 ‘공존과 상생’의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면 이들 제품에 대해 적극적인 소비 자세를 보이게 될 것이다.
지난 8월12일 전남도와 사회적 기업이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통합적으로 구성한 ‘사회적 경제 전남네트워크’가 공식 출범했다고 하는데 남도의 기대를 모아 성공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