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 업무추진비 공개 세분화해야

2015년 08월 27일(목) 19:16

지난해 7월 민선 6기 취임이후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가 사용한 기관운영추진비가 각각 1억5천만원, 1억4천여만원으로 나타났다. 윤 시장의 업무추진비 118건을 분석한 결과, 간담회 등 31건 1천7백여만원, 기념품 및 물품 구입 등 54건 1억2천여만원, 직원 격려금 등 49건 2천3백여만원으로 집계됐다. 각 분야별 집행내역의 포괄적인 공개로 실제내역을 파악하기가 불가능하다. 또 시책추진업무추진비는 별도 관리하지 않고 있다. 투명하게 사용된 것으로 보지만 뭔가 개운하지 않은 궁금증을 낳게 하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광주시와 달리 기관운영추진비와 시책추진업무추진비도 공개하고 있지만 광주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지사가 지난 1년간 사용한 기관운영·시책추진업무추진비는 각각 1억4천여만원, 1억3천여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는 지난해까지 각 분야별 집행내역을 취합, 분석하지 않고 사용액도 공개하지 않았다. 사용내역의 실체 확인이 불가능하다. 다만 올해부터 각 건별 공개로 전환돼 공개내역이 좀 더 구체적이지만 포괄적인 공개로 비슷하다. 사용내역의 실체를 알기에는 턱없이 낮은 정보공개 수준이다.

지자체장의 업무추진비 공개는 정보공개법의 개정(2004년)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문제는 세부 공개 항목과 범위 등에 대한 규정이 없어 지자체마다 다르고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개범위 등에 대한 규정이 마련돼 단체장 스스로도 당당하게 사용하고 내역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 전남도의 경우 지난해까지 업무추진비 공개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행위에 그쳤다. 각 사용 항목 건별 공개가 아닌 다른 항목과의 일괄게재는 공급자 위주의 형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자체의 형식적인 업무추진비 공개는 투명한 행정, 공직자의 청렴의 의무를 저버린 행위다. 세금을 내는 주민위에 군림하는 입장에서 집행하는 행정행위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시민단체 등이 업무추진비를 기관장의 ‘쌈짓돈’이라며 비판한 이유를 곱씹어봐야 한다. 지자체장의 업무 추진비를 각 건별 사용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좀 더 세분화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주민들의 신뢰를 높이는 길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