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판서 벌어지는 예술난장 ‘신명나네~’ 전통문화연구회 ‘얼쑤’ 주관 28-30일까지 문화축제 열려 민간 예술인들 주도 굿판 자발적 문화운동 성공사례 눈길 남구 문화체험터 등 곳곳서 학술·굿·마실·잔치판 ‘풍성’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5년 08월 27일(목) 19:29

㈔전통문화연구회 ‘얼쑤’를 중심으로 한 지역 예술인들이 한데 뭉쳐 28-30일 광주 남구 빛고을공예창작촌 일대에서 ‘광주예술난장’을 연다. 사진은 라퍼커션의 공연 장면.

광주에서 걸판진 예술난장이 벌어진다. 무대와 객석이 갈리고, 예술가와 관객이 따로 노는 공연장에서가 아니다. 누가 주체인지, 누가 구경 온 방문객인지, 알 길 없을 만큼 한데 어우러져 펼쳐지는 흥겨운 한판이다. 신명이 나면 함께 춤추고 즐기면 된다.

㈔전통문화연구회 ‘얼쑤’는 28-30일 3일간 광주 문화체험터 얼쑤(남구 포충로 빛고을 공예창작촌)에서 ‘2015광주 예술난장’을 개최한다.

이 예술난장은 젊고 실험적인 국내외 예술인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축제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예술이 신명나게 버무려진 공간에서 찾아온 이들은 그저 함께 놀며 난장을 채우면 되는 것이다.

특히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 예술난장은 지역의 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으며 모범축제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공연과 미술 등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뭉쳐 자유로운 예술난장 향유에 목말라온 관객들을 불러 모아 과거 난장 문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역시 풍물굿과 퓨전국악, 코믹서커스, 퓨전타악, 마당극, 코믹차력, 궁중정악, 브라질 삼바 등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는 남도민속회와 광주예술난장 굿판의 미래를 설계해보는 학술 세미나인 학술 마당도 함께 진행된다. 28일 오전 9시30분부터 문화체험터 얼쑤 소극장에서 진행되는 학술 세미나는 ‘전통공연의 현재화와 신명 재현을 위한 모색’을 주제로 열린다. 이번 세미나에는 이윤선(목포대)씨와 허용호(한국예술종합학교), 박혜영(안동대), 송기태(목포대), 임진호(전남문화재단), 전고필(문화기획자)씨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같은 날 한국민족공연예술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굿마당’이 열린다. 무등산 타잔 박흥숙씨의 이야기를 발판 삼아 서민들의 애환과 시대적 아픔을 공유한 뒤 제대로 된 씸김굿의 원형을 고스란히 선보일 예정. 죽은 자의 원한을 씻어주고 산 자의 앞날을 기원하는 우리네 남도 씻김굿의 명맥 다지기가 시도될 방침이다.

더불어 광주의 마을들이 모여 벌이는 신명난 마을 장기자랑 ‘마실마당’도 진행된다. 두레패와 해와달밴드 등 지역의 아마추어밴드 5개 팀이 흥겨운 난장을 연출하게 된다.

본 행사인 판마당은 29일과 30일 오후 7시30분에 열린다. 판마당 첫날은 광주연합풍물패의 ‘쥔 쥔 문여소’를 시작으로 타니모션 굿 콘서트 ‘탄다-타’, 마린보이의 ‘나 홀로 서커스’, 타악그룹 얼쑤의 ‘질주’, 놀이패 신명의 ‘술래소리’, 빅사이즈크루의 ‘광주야 놀자’가 펼쳐진다.

이어 둘째 날인 30일에는 극단 둥당애의 ‘발랄살벌! 둥당애 차력단’과 전통실내악단 율의 ‘수혜천, 해령’, 라퍼커션의 ‘라퍼커션 바투카다스타일’, 극단 마루한의 ‘놀이마당극 훨 훨 간다’, 파이어 난장으로 꾸며진다.

김양균 얼쑤 대표이자 광주예술난장 집행위원장은 “현대 서양문화가 들어오면서 무대와 객석이 분리된 공연문화가 관례화됐지만 원래 우리네 공연문화는 난장으로 펼쳐졌다”며 “예술인과 일반인이 한데 어우러져 모든 희노애락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 우리가 계승·발전시켜야 할 문화이자 예술혼이기에 광주예술난장을 7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28일 행사는 무료, 29-30일 프로그램은 1일 참여비는 1만원이다. 문의 062-676-3844.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