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콘텐츠 산업,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진호림 |
| 2015년 08월 30일(일) 19: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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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실감콘텐츠 제작클러스터 조성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송암산업단지에 들어설 첨단실감콘텐츠 제작클러스터는 1만5천 평의 부지에 1천13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단지가 조성되면 홀로그램과 모션캡쳐, 증강현실 등 인간의 느낌이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첨단의 영상콘텐츠 제작이 가능해 진다. 그런가하면 9월이면 첨단산업단지 안에 3D융합 상용화지원센터가 문을 연다. 3D융합 상용화지원센터는 UHD(4K)영상을 기반으로 3D와 4D영상콘텐츠는 물론 초고속카메라와 등을 이용한 특수효과 영상 등의 제작센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첨단실감콘텐츠 제작클러스터나 3D융합 상용화지원센터는 예산을 지원하는 부처나 사업의 운영주체는 다르지만 궁극적인 결과물이 영상콘텐츠라는 점에서 공통의 기대치와 고민을 안고 있다.
광주의 영상콘텐츠 산업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양림동 옛날 KBS자리에 문을 연 광주영상예술센터가 디지털 SD중심의 1세대 제작센터라면 송암산업단지 안에 문을 연 HD와 3D중심의 글로벌CGI센터는 2세대 제작센터라 할 수 있다. 광주시는 그동안 이들 제작센터를 기반으로 영상제작 관련기업을 유치하고 영상콘텐츠 제작 사업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1세대와 2세대 제작센터를 통한 제작기업의 유치나 육성은 지방이라는 입지여건으로 인해 많은 한계를 보여 왔다. 문제는 플랫폼이다.
우리는 영화 아바타의 성공이후 불꽃처럼 타올랐다 사그라져 가는 3D산업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 정부는 3D콘텐츠 산업의 육성을 위해 매년 수십 억 원의 콘텐츠 제작예산을 투자했고, 이 결과물로 다양한 유형의 3D 영상콘텐츠가 제작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국내외 유수의 콘텐츠마켓을 통해 3D코리아 쇼케이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 주변에서 이렇게 제작된 콘텐츠를 봤다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제작된 콘텐츠를 보여줄 방송 채널, 즉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이다. 영상콘텐츠 산업이 균형 있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획과 제작, 유통이 상호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3D산업은 기획과 제작은 훌륭했지만 유통이 원활하지를 못했던 것이다. 제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 하더라도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업체는 새로운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을 갖지를 못한다면 그 콘텐츠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게 된다. 3D산업의 침체는 이 플랫폼의 부재가 부채질 했다고 볼 수 있다.
당장에 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을 하면 아시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자원이 선을 보이고 이벤트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들 문화자원과 이벤트를 영상콘텐츠로 제작하자는 문제는 아시아문화전당과 제작센터의 연계사업으로 이미 수차례 논의가 되어왔다. 그러나 생산된 영상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아시아문화전당 콘텐츠의 플랫폼으로서 아시아문화채널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플랫폼은 사전적 의미로 역에서 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 정도이지만 현대사회에서의 플랫폼은 훨씬 다양한 형태로 해석된다. 영상콘텐츠 산업에서 플랫폼은 당연히 방송채널이나 전시상영시설, 극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플랫폼의 육성에 덧붙여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를 제안해 본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광고와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로 대형건물의 외벽이나 공항 등에 설치된 LED전광판을 생각하면 된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국내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1조원 정도지만 IT와 첨단의 디스플레이 장치가 적용되면서 여기에 필요한 영상콘텐츠 시장도 더불어 발전하는 추세다. 아시아문화전당 내 민주평화교류원 뒷면에 설치될 디지털 사이니지는 그런 측면에서 기대가 크다. 아울러 아시아문화전당 주변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도시디자인을 접목한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적용한다면 도심은 거대한 플랫폼으로 영상콘텐츠의 유통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실감콘텐츠 제작클러스터 조성사업 기재부 예타 통과’, 광주시 청사를 가로지른 이 장대한 현수막의 이면에는 수차례의 좌절과 변경, 보완 등 광주시와 정치권이 겪어야했던 각고의 의지가 배어있다. 어렵사리 얻은 기회인만큼 민과 관이 함께 힘을 모아 글로벌한 인재를 양성하고, 일거리를 만들어 내고, 또 다양한 플랫폼을 구축해 나감으로써 첨단실감콘텐츠 제작클러스터 조성사업이 3세대 제작센터로서 광주시가 지향하는 문화콘텐츠산업 특화도시를 견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