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생활화는 환경보호” 강력한 드라이브 광주, 자전거로 녹색도시 도약 꿈꾼다 <5>암스테르담 환경단체 ‘그린피스’ 도심 곳곳 교통수단 의식 전환·차량 억제 캠페인 전용도로 등 인프라 강조…대여제도 활성화 유도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

2015년 09월 01일(화) 19:50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시민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주민들의 의식전환을 최우선 목표로 교통수단으로서의 자전거와 도심과 관광지 대여제도의 활성화를 유도했다. 관광도시 잔세스칸스 내의 대여업체와 기차역에 위치한 자전거 개인 대여업체(아래) 모습.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자전거 도시’로 자리잡은 데는 시민단체의 참여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민·관이 주도적으로 나서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주민들이 자전거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교통수단으로서 장점을 알리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로 자전거 활성화 및 대여·공유제도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대표적인 환경시민단체인 ‘그린피스’가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본부

◇주민 자발적 참여·인식전환 유도=최고의 환경과 관광도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경제 활력에 큰 도움을 준 그린피스는 주민들의 의식전환을 최우선 목표로 뒀다. 지난 1990년부터 시작된 자전거 도시 구축 과정에서 자발적 참여를 돕고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당시 유럽지역에서 자전거는 자동차가 없는 사람들이 타는 이른바 가난함의 상징이었고 자동차는 부자의 상징이었다. 가난과 부자의 차이가 컸던 셈인데, 네덜란드는 상대적으로 그 차이가 적고 오히려 중산층이 더 많았다.

이에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전거를 편한 교통수단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자리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차량을 쓰는 시민들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자전거 사용량이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그린피스는 도심 곳곳에서 캠페인을 통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소수의 시민들과 함께 값이 싸고, 공간을 많이 차지 않으며, 빠르고, 몸에 유익하고, 공기를 더럽히지 않아 환경에도 좋다며 설득에 나섰다.

자전거을 타면 교통수단으로서 효율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에도 도움을 준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더불어 시민들을 대변해 ‘도시 안에 차도를 더 이상 짓지 말라’,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달라’며 시를 압박했다.

이 같은 노력이 더해져 시민들의 전폭적인 동의가 가능했으며,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자전거 도로의 비중을 높이고 자동차 도로 계획을 없애는 등 자전거를 타도록 독려하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도심에 자동차 주차장을 짓지 않고 속도를 제한하는 등 차량억제 정책을 통해 자전거와 보행자 중심의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다.

◇자전거 생활화 캠페인 활발=그린피스는 집에서부터 도심, 주요 관광지 등을 자전거로 연결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여 주목을 받았다.

시 당국이 자전거 도로 확충에 몰입해야 한다면서 자전거를 안타는 이유를 안전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자전거 도로를 만들 때 겸용도로를 허용하지 않도록 요구했다.

도시 안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없을 경우 자동차가 통행하는 구간을 없애버리고 자전거 도로로 재개발하도록 하는 방법을 내세웠다.

이밖에도 자동차를 중심가 근처 주차장에 세워놓고 도시 안으로 자전거를 타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그린피스는 자전거 사용률이 가장 높은 25세 이상 청년에 국한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했다. 아이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교사들이기 때문에 교사들을 위한 책자를 만들었다.

이 책자에는 ‘환경보호를 위해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는 것이 해답이다’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자전거의 장점을 소개하며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지속적인 교육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환경·관광·경제 활성화를 ‘한번에’=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관광도시인 ‘잔세스칸스’ 기차역에 도착하면 자전거 대여업체들이 자리잡고 있다. 풍차마을로 유명한 관광도시를 5유로면 1시간 동안 자전거를 빌려 관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밖에 암스테르담 도심 곳곳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개인 대여업체가 있으며 자전거에 관광객을 태우고 도심을 도는 인력거 개념의 시스템도 운영되고 있다.

이 배경에는 그린피스의 ‘자전거로 어디든 갈 수 있는 도시’라는 슬로건이 있다. 그린피스는 자전거를 통해 도심부터 거리가 있는 주변 관광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인프라의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시는 네덜란드 대표 기차인 ‘NS’가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제도 ‘OV-fiets’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더불어 도심, 관광지 할 것 없이 개인 대여업체도 허용해 관광객들이 7유로부터 12유로를 내면 사용이 가능토록 해 경제 활성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편, 그린피스는 오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두고 태양, 풍력,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확대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기차와 먼 거리를 갈 수 있는 전기 자전거 도입을 위해 정부와 함께 개발·연구를 진행 중이다.


“시민 적극적인 참여로 선진지 실현”
빌렘 비스케르케 그린피스 본부 담당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자전거 도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두고 있는 그린피스의 담당자 빌렘 비스케르케(Willem wiskerke)씨는 자전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시민 참여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렘씨는 “네덜란드가 자전거 도시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의 의식전환과 참여가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린피스는 정부를 방문해 자전거 도로 확충을 요구하는 등 직접 행동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초기 네덜란드의 자전거 인프라 구축 당시 자동차 도로, 주차장을 만드는 것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자전거 구간에 도로가 들어서면 처음에는 대화로, 그 다음에는 행동으로 보여줬다. 시청 앞의 길을 막는다거나, 서명운동을 벌이는 방식. 또 도심 곳곳에 깃발을 걸어두고 언론에 이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그린피스의 평화적이고 적극적인 대처는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자전거는 환경보호’라는 인식으로 자전거 폐달을 밟기 시작했다. 현재 40만명 이상이 후원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이를 받아들여 인프라 구축 시 보고회를 열어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빌렘씨는 “네덜란드는 자전거도로가 모두 연결돼 있기 때문에 어디든 갈 수 있다”며 “인프라 구축은 그 핵심이며 끊임없이 확충해야만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스테르담은 관내에서 자전거를 많이 타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차량의 대안법이 될 수는 없지만, 아직까지 유럽 내 많은 나라들은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도록 권유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자전거를 많이 타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예방하고 친환경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