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락가락 광주시 행정 불신 크다 특급호텔, 반대 여론에 신중검토로 선회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
| 2015년 10월 05일(월) 20:24 |
시가 추진중인 최대 숙원사업인 특급호텔과 면세점 건립이 또다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반대 여론에 일자 투자기업과 맺은 협약에 대해 재검토 입장을 취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시는 도시철도 2호선 공법과 공사비 증액 논란, 제2순환도로 1구간 재정지원금 경감 문제 등과 관련해 무책임 행태를 보여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5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 신세계와 ‘지역 친화형 랜드마크 복합시설’을 개발하는 투자협약(MOU)을 맺었다.
서구 화정동 현 이마트와 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약 30만㎡, 지하 7층 지상 20층, 250실 규모의 특급호텔을 비롯 면세점 등 문화·레저·쇼핑시설이 포함된 복합시설을 건립하는데 협력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시는 당시 대규모 복합시설 건립으로 일자리 창출은 물론 KTX 개통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등과 연계한 국내외 관광객 유입 확대 등이 기대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최근 광주신세계 인근 일부 상인과 윤장현 시장이 소속된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등에서 영세상인 생존권 위협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나서자 이에 부담을 느낀 시가 기존 입장을 급선회했다.
시 관계자는 “신세계와 투자협약 체결을 했지만 판매시설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복합시설과 관련된 행정절차를 진행하면서 상권이나 교통영향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벌여 사업추진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시가 사실상 특급호텔 유치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향후 판매시설 규모 등에 따라 사업이 전면 백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파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신세계측에 판매시설 면적이나 교통영향 등에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초 주변 상인들의 반발 등 논란이 예상됐음에도 불구 충분한 검토작업도 없이 기업유치 실적을 위해 협약을 맺었다가 반대 여론이 일자 시가 입장을 급선회한 것을 놓고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이같은 행정의 불신이 깊어질 수록 기업들의 지역내 투자를 더욱 얼어붙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투자유치를 하겠다며 협약까지 맺어놓고 뒤늦게 반발이 일자 슬그머니 꽁무니를 뺀다면 어느 기업이 광주시를 믿고 투자를 하겠느냐”며 “이는 행정의 신뢰성을 스스로 추락시키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시철도 2호선은 민선 6기 들어 건설 당위성을 둘러싼 소모적 논란에 휩싸였고, 지상고가 모노레일 방식과 푸른길 공원 우회 등으로 공사비가 중앙정부 승인보다 15.4%가 늘어나게 돼 착공시기마저 2018년 초로 연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제2순환도로 1구간은 민간사업자와 법적 다툼으로 3년간 중지했던 보조금(재정지원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자본 구조 악화를 빌미로 광주시가 공언했던 ‘사업권 회수’ 등 공적 조치는 쉽지 않게됐다.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