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국감’이라더니…‘알맹이’는 없었다 ●광주·전남 국정감사 결산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
| 2015년 10월 07일(수) 20:31 |
박근혜 정부의 공과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마지막 무대로 여겨지고 있어 여야 모두 양보 없는 공방을 벌일 것이란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최대의 국감이라더니, ‘최악의 국감’으로 기록될 게 분명해 보인다.
추석을 전후해 2번 나눠 22일간 실시된 광주·전남의 올해 피감기관은 30개가 넘는 역대 최대다. 한국전력을 비롯해 나주혁신도시에 본사를 이전한 기관들까지 늘어난 때문이다.
전남도에 대한 국정감사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한마디로 큰 이슈가 없었다.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낙연 지사가 직접 도정 보고를 해 이례적이었다는 평가가 화제가 될 정도다.
그래서 인지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무안공항의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 돋보였다. 해묵은 과제인 광주공항과의 통합이나, 호남고속철(KTX)이 반드시 경유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 내용이 그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동철 의원은 “중국인 관광객 특수는 누릴 수 있도록 이웃 전북과 충청권에서 무안공항을 쉽게 오갈 수 있도록 KTX와 연결되고, 광주공항과의 통합을 위해 전남도가 사명감을 갖고 추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 지사는 “광주공항 이전 무안공항 통합문제 논의를 더는 미룰 때가 아니다.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에 공식 또는 비공식 의제로 상정하려 한다”고 답변해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단골메뉴인 F1의 누적적자 문제나 공무원의 청렴도 저하를 꼬집는 등 사실상 재탕에 그쳤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F1의 경우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회 미개최에 따른 위약금 지급 문제가 더해지긴 했으나 주목을 끌기엔 부족했다.
나주에 안착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이전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는 내부 비리와 기강해이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지만, 의례적 수준이었다.
한국전력과 한전KDN 등 전력 관련 공기업 소속 임직원들의 수천만원대 고액 금품수수 관행이 끊이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으며, 지방 이전 취지에 맞지 않게 직원 4명 중 3명이 ‘나홀로 이주’를 했다거나, 지역 인재 채용률이 평균 10%에 그치고 있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은 “농어촌공사가 승진시험, 신규채용, 업무 태만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고 있지만 전직원 5천114명에 대한 감사인력은 42명에 불과하다”며 감사조직 인력 확충을 요구했다.
지난달 16일 광주시·전남도교육감에 대한 국감 역시 ‘핫 의제’는 나오지 않았다.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놓고 야당은 역사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여당은 균형감 있는 역사관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정쟁의 장으로 변질된 모습이었다.
당시에도 국회의원들 보다는 장휘국 시교욱감과 장만채 도교육감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뚜렷한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대선공약인 어린이집 무상보육 논쟁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은 “시도교육청은 한결같이 국고예산으로 지원하거나 교부율 인상을 강변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무상교육이나 무상급식 등 복지정책 확대를 추구해 온 진보진영의 주장과도 배치된다”고 정치적인 수사를 밝혔다.
한편, 부분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경우 현장 시찰하는 수준으로 별다른 내용 없이 마무리됐다.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