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옷 착한가격 패션의 새 지평 연다 허영 뺀 정직한 생각·비전 한 차원 높은 고객만족 창조 중간 유통 수수료 줄여 현장 승리가 만들어낸 비지니스 의류업 불황에도 매년 매출 갱신…中 300개 매장 오픈 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

2015년 10월 14일(수) 19:58

대한민국 패션 소비 트렌드의 새로운 방향을 선도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한국토종 SPA ‘오렌지팩토리’. 이 회사는 상품기획에서 디자인,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품질로 신뢰받고 있다. 유통마진 최소화를 통해 패션 시장의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합리적인 가격을 낮춰 옷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기본적인 베이직한 상품에서 최신의 트렌디한 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통해 고객들의 삶과 질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땡처리 현장 승리가 만든 성공기업

‘오렌지팩토리’는 처음 보따리 장사와 땡처리로 종자돈을 마련해 연 매출 2천500억대 성공스토리를 낳은 토종기업이다.

이 회사는 상품기획에서 디자인,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하여 품질 좋은 옷을 정직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순수 토종브랜드다. 1988년 우진패션비즈를 창업 후 2000년 새로운 개념의 대형 패션 유통 매장인 오렌지팩토리 1호점을 오픈하면서 대한민국 패션계에 새로운 소비문화를 선도해 오고 있다. 도전정신과 끊임없는 혁신을 거듭하며 현재 전국 70개 이상의 직영매장을 운영하는 패션전문 회사로 성장했다.

2018년까지 100개점 오픈 준비 중이며, 2015년 중국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행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오렌지팩토리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자체 브랜드를 창출하진 않는다. 그 대신 국내외 브랜드를 싼값에 인수한 뒤 해외 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국내 시장에 내놓고 있다.

현장 정신 기반과 20년 이상 근무한 창립멤버들의 ‘셀프 리더십’에 기초한 기업체질이 구축돼 있다.

철저한 실력을 갖춘 마스터(master)들의 현장 노하우를 통한 발 빠른 실무 집행과 패션 트렌드에 맞춘 날렵한 제작 속도는 가히 전 세계 최고다.

특히 오렌지팩토리는 역세권이나 인구 밀집지역인 1, 2군 지역을 배제하고 3군 지역을 선택함으로써 공간 사용비 지출을 최소화 하고 있다.

100% 직영점 체제로 매장을 운영, 동종 업계들이 대리점으로 지출하는 35%의 수수료를 아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중간 유통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전상용 CEO는 최고의 원단 위해서 전세계 어디든 직접 찾아간다. 10년 경력 이상의 디자이너 50인 이상이 오렌지팩토리의 매력적인 디자인을 완성한다.

100% 소진율을 목표로 타 브랜드와는 달리 상설매장을 두지 않고, 해당연도 상품의 재고량에 따라제품 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유통 거품 빼 소비자 혜택 늘려

오렌지팩토리는 세계의 유명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인건비가 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임가공업체(OEM업체)를 통해 제작한다. 그럼에도 품질이 뛰어난 옷을 더 싼 가격으로 고객에게 공급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신상품을 10개월 앞서 기획하는 데 있다. 한발 앞서 기획한 후 자재의 원가가 낮을 때 미리 구매함으로써 원가를 낮추고, 공장의 라인이 비어 있을 때 생산함으로써 또 비용을 절감한다. 이렇게 해서 소재 구매와 제조과정에서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것이다. 오렌지팩토리의 이런 노력은 그대로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가격 인하 노력은 이뿐이 아니다. 오렌지팩토리는 판매점을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이 대리점에 치중하는 것과는 다른 정책이다.

대리점으로 운영하면 20-30%의 이윤만 제공하면 다른 비용이나 수고를 덜 수 있다.

인건비 등 비용만을 생각한다면 모든 판매점을 100% 직영점으로 운영할 수는 없다. 대리점 대신 직영점을 운영함으로써 오렌지팩토리는 또 한 번 소비자에게 가격 혜택을 주는 것이다.

오렌지팩토리의 이 가격 인하 노력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SPA(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열풍의 결과 옷값이 어느 정도 낮아졌지만, 한발 더 나아가 원가까지 낮춰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재·제조·유통·판매에 이르는 시스템의 총체적인 혁신을 통해 원가를 낮춰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유지되는 옷값에 혁신을 일으켰다.

이것이 최근 유행하는 SPA와 오렌지팩토리의 다른 점이다. 오렌지팩토리는 또 국내 유명 브랜드 인수와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제조 코스트를 낮추고 유통의 거품을 빼 소비자가격을 더 낮추는 시도들을 계속하고 있다.

◇中에 300개 매장 예정…로열티만 연2천500억 기대

의류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오렌지팩토리 매출은 2012년 2천100억원, 2013년 2천250억원, 2014년 2천38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상품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 직접 해 생산비용을 최대한 낮추고 중간유통 마진을 없애 싸게 팔아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만든 결과다.

1조3천억위안(한화 225조원)의 자산 관리로 중국 2위 규모인 신다(信達)그룹의 제안으로 합작을 하게 된다. 이 그룹은 중국 내 국가개발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공상은행, 교통은행, 상하이은행 등 다수 금융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신다그룹이 오렌지팩토리에 손을 내민 이유는 트래드클럽, 모두스 비벤디 등 16개의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질 높은 제품군과 가격 경쟁력, 대규모 매장운영(ERP) 시스템과 노하우가 중국 패션유통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양 사는 지난 2월 베이징에서 신다그룹과 최종 계약을 했다. 올해 1차로 10억위안(약 1천755억원)을 합작법인 자본금으로 투자받았다.

신다그룹이 조성하는 2조원은 오렌지팩토리가 중국 시장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하고, 운영방식과 상품(의류)을 중국에 공급하는 데 쓰인다.

올해 11월부터 2020년까지 한국에 있는 오렌지팩토리 매장을 원형 그대로 중국에 300개를 개장한다.

상표 사용료로 중국 내 매출(연 5조원 예상)의 5%를 지급받는다. 국내 의류 제조·유통업체 중 의류·콘텐츠·프로세스를 통째로 수출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내년쯤 광주·전남 매장 계획”

인/터/뷰 전상용 ‘오렌지팩토리’대표

“젊은 시절 전국을 돌며 땡처리 행사를 할 때 광주염주체육관과 광주시내 빈 건물에서 행사를 진행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처음 보따리 장사와 땡처리로 종자돈을 마련해 현 ‘오렌지팩토리’ 신화를 일군 전상용 대표. 그는 지난 1990년부터 2000년대 여러 땡처리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치 못한 업체들이 하나 둘씩 사라졌으나 오히려 간곳마다 매출 대박을 낸 장본인이다. 바로 유명메이커 제품을 대규모로 확보해 질 좋은 제품을 싸게 판 덕분이다.

전 사장은 땡처리 업체의 난립으로 실망한 고객들이 외면하자 대형아웃렛의 필요성을 느끼고 아웃렛 매장을 시작, 전문 패션 아울렛업체로 변신했다.

전 대표는 “현재 오렌지팩토리가 전국적으로 69호점 매장이 있으나 광주·전남 지역은 매장이 없는 상태이다”며 “올해 중국 진출 사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쯤 광주 전남에 진출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고 정직하며 거품 없는 옷값을 제시해 고객들의 신뢰를 받고, 고객들과 부담 없이 만나는 것이야말로 패션의 진정한 역할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회사엔 관리자가 없고 오직 실무자들만 있다”며 “땡처리를 통해서라도 재고를 줄일 수 있는 건 직원들의 오랜 경험과 팀워크 덕분”이라고 말했다.

2000년 경기도 용인에 첫 매장을 낸 오렌지팩토리는 매년 승승장구해 2018년에는 매장도 100개까지 늘려 매출 5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 대표는 “내년 3월 베트남을 시작으로 해외에도 오렌지팩토리 매장을 선보인다”며 “동남아시아에만 20개 매장을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