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심어린 사과는 관계 개선의 첫걸음 오경은 사회부 차장대우 |
석 달만 이었다. 9일 김홍두 새누리당 고양시의원이 광주를 찾아 5·18영령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 7월 ‘5·18 비하’ 논란을 일으켜 사퇴 요구를 받았던 김 의원은 이날 3개 월 만에 광주를 찾아 오월단체에 사과했다. 김 의원은 7월에 SNS로 전송된 ‘5·18 폭동자들이 1인당 6억-8억원을 받아 나라가 빨갱이 보상으로 망하기 직전이다. 폭동 해야 대박 나는 참으로 X같은 종북 세상’이라는 폄훼성 글을 동료의원들에 유포시켜 ‘5·18 비하’ 논란을 불렀다. 문제가 일자 김 의원은 메시지는 현재 대한민국의 보훈 체계가 균형을 잃고 있다고 판단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해당 메시지의 내용을 재검토한 결과 분명 5·18 유공자와 희생자들의 보상 내용이 사실과 달랐고, 숭고한 5·18 정신을 훼손하는 극단적 표현이 담겨, 이 점 깊이 살피지 못했다며 본인의 잘못을 인정했다.
김 의원은 9일 5·18 국립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5·18 정신으로 민주화 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라고 쓴 뒤, 분향소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오월 단체와 5·18기념재단도 김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니 일단 문제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이유야 어쨌든 시민의 소리를 대변하는 대표자인 시의원이, 그것도 5·18 비하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동료의원들과 나눴다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시간이 갈수록 5·18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폄훼하고, 5·18 왜곡은 심해지고 있다. 이런 상태를 더 내버려둬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도 5·18 민주화운동이 왜곡되고 있는 현실에 위기의식을 가지고 왜곡 사태에 대해서 법적으로 적극 대응하는 등 더 이상 방관하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소한의 대화 통로라도 열어야 하고, 그러려면 무엇보다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본인의 과오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는 진취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관계 개선의 출발점이다. 5·18에 대한 올바른 역사의식과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진정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