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영대회 ‘정부지원 불가’는 호남차별

2015년 11월 11일(수) 20:35

광주시가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를 둘러싸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예산 지원은 없다”고 선언하면서 난감해 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심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혜자(광주 서갑) 의원이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송연석 기획재정부 2차관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름 아닌 그 이유가 유치 과정에서 불거진 문서 위조 논란이라고 하는데, 위조된 보증서가 원본으로 교체되는 등 이미 법적으로 마무리된 사안이어서 광주시로선 혼란스럽기만 하다.

특히, 세계수영대회 등 지자체가 유치한 국제대회 지원을 가능케 하는 국제경기지원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바 있어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드러내 놓고 ‘광주시를 길들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달말 아시아문화전당의 공식 개관식에 대통령이 불참하는 등 호남 홀대가 도를 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그동안 제기돼 온 대회 반납설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윤장현 시장도 앞서 “자체 예산만으로 대회를 치르기에는 재정형편상 감당하기 어렵다. 존폐상황에 몰려있다”며 국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회 개최가 어렵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반납에 이르게 되면 그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 하계유니버시아드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광주시의 국제적 신인도 하락은 물론 위약금 등 금전적 손해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광주시는 내년도 정부 예산에 조직위 설립을 위한 출연금과 운영비 등의 명목으로 46억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전액 삭감된 상황이어서 국회 예결위를 통해 확보할 방침이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게 됐다.

당장에 급하게 이달 말로 예정됐던 조직위 출범과 내년 상반기에 구성될 사무국 운영 등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세계수영대회는 2천억원에 달하는 개최 비용을 감안하면 국비가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광주시 단독 개최는 말이 되지 않는다. 광주시 뿐만 아니다. 지역 정치권까지 힘을 모아 국가 차원의 축제가 되도록 정부의 입장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