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혼란 주는 ‘널뛰기 수능’ 김재정 지역사회부 차장

2015년 11월 15일(일) 19:23

그야말로 ‘널뛰기’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야기다.

2016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지난 12일 오전 이준식 수능출제위원장은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같은 출제 기조 속에 두 차례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했다”고 밝혔다. 일선 학교와 입시 관계자들 모두 ‘쉬운 수능’, 아니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물수능’ 가능성까지 점쳤다.

하지만 뚜껑을 연 올해 수능은 ‘불수능’에 가까웠다. 당혹스러운 결과다. 시험장 안에서 시험지를 받아본 수험생들이 느낀 충격은 그 누구보다 컸을 터다.

교육당국은 1년 내내 지난해 수준의 수능을 예고했다. 지난해 수능은 역사상 가장 쉬웠다. 6·9월 모의평가도 매우 쉬웠던 점을 감안할 때 어려운 올해 수능이 주는 ‘체감 난이도’의 진폭은 훨씬 커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어려운 수능이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관성이 문제다. 오락가락하는 시험 난이도로 인해 수년간 공들여 수능을 준비해온 수험생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능이 매년 적정 수준의 변별력을 보여왔다면 이번 수능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능이 변별력을 확보한 만큼 ‘제대로 된 수능’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당국이 공언한 ‘쉬운 수능’의 기조에 맞춰 시험을 준비해왔다. 두 차례의 모의평가가 실제 수능 난이도 조절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올해 모의평가는 쉬워도 너무 쉬웠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당국은 실제 수능에서 변별력 확보를 이유로 고난이도·신유형·변형 문제를 대거 출제했다. 교육당국 스스로 교육현장에 혼란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우리 사회에서 수능이 갖는 의미는 안타깝게도 단순한 시험 이상이다. 단지 ‘널뛰는’ 시험 난이도, 교육당국의 오판 때문에 어린 수험생들의 삶이 바뀌어선 안된다.

수능 뿐만 아니라, 어떤 시험이건 쉬울 수도, 반대로 어려울 수도 있다. 시험 때마다 난이도가 ‘갈지자’로 왔다갔다 해선 안된다. 이제라도 교육당국은 수능 난이도의 적정선을 확고히 설정해야 한다. 수능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지면 매년 불필요한, 소모적 논란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