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랜 경기 침체로 생활고로 인한 생계형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실직자와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층에서부터 주부들까지 가난 때문에 한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범죄의 늪에 빠지는 딱한 사연이 연일 들려 온다.
생계형 범죄의 증가는 우리사회 전반에 드리워진 불황의 그림자가 그만큼 짙다는 방증이다. 경찰청의 통계에서 지난해 발생한 생계형 절도사건은 전국적으로 총 29만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계형 절도는 마트나 일반슈퍼 등에서 소량의 물건을 훔치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5만원 미만의 소액이다. 특히 고물 절도는 5년 전보다 무려 3배나 늘어 3천600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극화로 인한 생계형 범죄의 증가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문제는 이를 어쩔 수 없다고 방치하는 세태다.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을 안고 있지만 생계형범죄도 범죄인 만큼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다. 하나 엄정한 법 집행만이 최선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국민소득 2만3천달러 시대, 세계 10위권을 넘나드는 경제강국이라고 하지만 빈곤층은 오히려 늘고 있다. 생계형 범죄는 결국 양극화가 초래한 결과물이다. 법 이전에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구조적 문제다. 오죽하면 교도소에 가면 세끼 끼니는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부러 절도행위를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어려운 삶은 그 자체로 끊나지 않는 게 문제다. 가정과 가족의 문제가 되고, 이를 방치하면 사회불안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서민의 소득을 늘려주는 것이 성장이자 분배이며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왕도다, 생계형 범죄를 막을 사회안전망 구축이 절실한 때이다./이영재·광주동부경찰서 산수파출소 3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