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안정, 소비 촉진이 답이다 유대용 지역사회부 기자

2015년 11월 16일(월) 19:13

풍년에도 농민들의 얼굴은 어둡다. 한해 흘린 땀을 보상받아야 할 수확의 계절에 농민들은 쌀값 보장, 정부 수매 확대, 밥쌀용 쌀 수입 중단 촉구 등을 촉구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쌀 예상생산량은 425만8천t으로 당초 예상수요량 397만t보다 28만8천t을 초과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7월 23일 밥쌀용 쌀 3만t을 포함, 4만1천t에 대한 구매입찰을 진행해 농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재고미는 쌓여 가는데 쌀은 끊임없이 수입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쌀값을 받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풍년으로 쌀값이 하락했다’며 수확량 증가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시농민회는 지난 9일 광주시청 앞에 나락 70t을 야적하며 쌀 수입 중단과 공공비축미 100만t 확대 등을 촉구했다. 광주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정부의 잘못된 쌀 개방 농정을 지적하고 있다.

수확량 증가, 쌀 수입, 재고미 증가 등은 분명 쌀값에 악재로 작용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쌀값 하락의 근본 원인은 공급에 있는 게 아니라 수요에 있다. 서구식 식생활과 건강식이 등장하면서 1인당 밥쌀용 쌀 소비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1년 71.2㎏에 육박했던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해에는 65.1㎏로 줄었다. 3년 만에 8.5%나 감소한 것이다. 수요 감소로 인해 농촌에서도 쌀농사 면적을 줄이고 있지만 소비 감소 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쌀값 폭락에 대한 해결방안은 정해져 있다. 생산, 외부환경이 아닌 수요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국내 소비량을 조금이라도 증가시키는 게 답인 셈이다.

가격 하락, 재고 증가 등의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소비 촉진을 위해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 쌀가루 제분 기술제휴, 즉석밥 시장 공략 등에 집중한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완화될 것이다.

쌀값 하락 문제를 매년 미봉책으로 잠재우고 있는 정부가 농민들과 함께 소비자 입맛에 맞춘 소비 촉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