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은 안중에도 없는 새정치와 문 대표

2015년 11월 19일(목) 19:24

두달 반 만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광주를 찾았다. 지지율 5%로 야권의 텃밭인 호남의 민심은 최악의 상황이고,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 사퇴를 촉구하는 등 내홍 사태까지 심상치 않은 터여서 문 대표의 행보가 어지간히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면피성 발언이 주가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하는 이른바 ‘문·안·박 공동지도체제’를 제안했고, 사퇴를 요구하는 이들을 반혁신 세력으로 쏘아붙였다.

실제로 조선대 특강을 통해 “당내에는 단합을 내세워 혁신을 거부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아직도 대단히 강하다. 저를 흔드는, 끊임없이 당을 분란 상태처럼 보이게 만드는 그런 분들도, 실제로는 자기의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덧붙여 “혁신이 다 제대로 된다면 언제든지 대표자리를 내놓고 백의종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광주 방문은 다분히 서울에서 창당작업을 본격화 한 천정배 신당을 의식한 정치적인 행보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따라서 애초부터 호남 민심을 다독일 만한 중대한 발언에 대한 기대는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돌기도 했다.

지금, 호남발 신당 창당이 가속화하고 있다. 내년 1월 중앙당 창당 완료를 목표로 닻을 올린 ‘개혁적 국민정당’의 천정배 의원, 통합신당을 기치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박주선 의원, 그리고, 박준영 전 전남지사까지.

지역민들이 신당에 주목하는 바는 바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에 대한 실망, 분노의 표출인 것이다.

광주에서 문 대표는 챙기는 것 하나 없는 모양새가 됐다. 호남의 기대와는 다른 ‘동문서답’으로 오히려 민신 이반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앞으로 당연히 집안싸움은 더욱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고, 안중에도 없는 호남은 이제는 새정치연합과 완전한 결별을 준비하는 분위기까지 읽혀지고 있다. 호남이 등을 돌인 야당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