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대란’ 최악의 사태는 막아야 임채만 정치부 차장대우

2015년 11월 19일(목) 19:24

보육(保育)이란 어린아이를 보호하고 기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힘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어른들은 잘 돌봐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 책무를 망각하면서 자기 고집을 앞세워 서로간의 힘겨루기를 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게 바로 누리과정 예산 갈등이다.

정부가 내년 누리과정(만 3-5세)보육료 지원 불가 방침을 내놓으면서 전국 14개 시도교육감은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미편성했다. 정부와 교육청의 힘겨루기에 애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 사안을 놓고 해당 지자체가 누리과정 보육료를 내년 예산에 편성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가 예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해당 교육청이 예산을 새우지 않는다면 지자체는 결손 등의 이유로 예산 집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현재 각각 730억과 951억의 내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해 논 상태다. 어린이집은 교육시설이 아닌 보육시설이기 때문에 누리과정 보육료는 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하지만 지자체가 집행한다.

지자체 세입으로 설정된 보육료는 교육청에서 지방재정교부금을 받아 집행한다. 이 돈은 지방교육세와 지방세, 담배소비세의 일정 부분을 법정 전출금 형태로 교육청에 다시 준다. 결국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시도 재원으로 교육청들이 예산을 편성하지 않더라도 집행할 수 있다.

문제는 교육청과 정부가 예산 편성을 거부한다면 그 부담은 지자체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경남도처럼 지자체에서 예산을 집행한 뒤 그만큼을 법정 전출금에서 상계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

교육청의 예산 교부를 염두에 두고 집행 예산을 편성한 지자체는 다소 난감한 상황에서 지난해 정부가 목적예비비로 예산을 일부 지원하고 각 교육청이 예산 편성을 했던 것처럼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결국 어른들의 이기주의에 어린 동심만 멍들고 있어 씁쓸하기 그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