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의 거목 편히 영면하시길…

2015년 11월 23일(월) 19:36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제정과 국가기념일 지정 등 ‘역사 바로세우기’에 앞장섰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독재정권에 맞서며 정치적 동지이자 한국 야당사의 양대산맥으로 불리웠다.

광주·전남 에서도 큰 별이 졌다며 각계의 애도가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다시금 지역과의 인연이 회자되고 있다.

취임 첫해인 지난 1993년 5월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제정과 민주묘지 조성, 전남도청 이전 및 기념공원 조성, 5·18 참여로 유죄판결을 받은 시민들의 전과기록 말소 등을 발표했다.

이후 4년 만인 1997년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됐고, 신묘역(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정부 주관 첫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5·18의 역사적 진실규명과, 폭도로 몰려 내란죄 등 누명을 썼던 광주시민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1995년 12월 5·18 특별법을 제정, 공포해 이듬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12·12와 5·17 계엄확대 및 5·18 유혈진압을 한 신군부세력에 대한 단죄가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표현처럼 ‘이 땅에 정의와 진실, 법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었고, 이에 5·18 단체들은 2007년 5월 감사패를 수여하기까지 했다.

윤장현 시장은 “위대한 광주정신을 지켜주셨고,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만들어 주셨다”고 강조했고, 이낙연 전남지사는 일생을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셨고, 숱한 고초에도 굴하지 않으셨다”고 평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6년만에 영면의 길로 떠난 김 전 대통령은 영·호남을 대표하며 반세기 넘게 질곡의 한국 현대 정치사를 이끌어왔다. ‘후광’(後廣)과 ‘거산’(巨山), ‘거목’(巨木)들이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져가면서 지역민들은 착잡함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군사정권을 종식하고 민주화, 산업화를 이뤄 통일로 가는 길을 닦은 것은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로다. 더불어 편히 영면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