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물질’ 관리 보다 철저해야

2015년 11월 23일(월) 19:36

광주 하남산업단지 내 남영전구에서 발생한 수은 중독여파가 매우 크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이미 폐업을 했지만 공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집단으로 수은에 중독됐다.

문제는 수은등 맹독성을 지니고 있는 화학물질의 관리 미흡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수은은 대표적인 독성물질이다. 그래서 그 어느제품보다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화학물질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부터 수은 등 유독 물질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가 광주시에서 국가기관인 영산강환경유역청으로 이관되면서 곳곳에서 허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자치단체에서 유독물질 사용 및 거래 지도·점검 대상으로 20여개 업체를 관리해왔지만 올해는 대상이 400여개로 늘어났다.

새로 제정된 화학물질 관리법 28조와 시행규칙 31조로 인해 유독물질 취급, 사용, 제조업체에 대한 정기 검사 분류 대상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제대로 파악 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수은, 황산, 염산, 질산 등 강한 독성물질을 연간 120t 이상 사용 및 거래 되는 곳 등으로 한정하다 보니 사용량이 적은 사례는 아예 대상조차 되지 않고 있다.

현행법에는 5t이상의 유해화학물질을 실은 차량에 대해서는 운반 시간, 경로, 노선 등 상세 내역을 지방환경 관서에 제출하게 돼 있고, 1t 미만의 유독물 취급 차량은 신고 대상에 제외돼 있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남영전구의 수은 유출량이 200㎏인 점을 감안하면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맹독성 물질의 사용이나 이동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로 인해 제 2의 남영전구나 이와 유사한 사고발생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수은중독으로 인한 피해조사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같은 맹독성물질에 대한 관리규정을 정립해 이동이나 사용량이 정확하게 파악되는 시스템을 갖추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