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예산폭탄’ 새누리당 진정성 보여라

2015년 11월 24일(화) 20:24

내년도 예산 전쟁이 마무리돼 가는 시점에서 국회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광주시·전남도 간 예산정책협의회가 열렸다. 국비 확보를 위한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시·도는 적잖이 기대 했지만, 결국 의례적인 수준의 행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당 전체가 상중(喪中)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협의회만 예정대로 진행,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서진정책’을 위한 포석이었다고 하는데, 지역민들의 실망감이 커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이 자리에서 “수도권과 영남권에 비해 호남권의 발전이 더디고 국가적 지원이 덜 된다는 인식이 그 지역에 팽배하다는 걸 잘 안다. 오로지 경제 도약과 지역격차 해소,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호남권 발전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여당의 입’으로 불리우는 호남 유일의 지역구 의원인 이정현 최고위원도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과 관련해, 국비 지원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의 간곡한 호소만 있었을 뿐이다.

윤 시장은 “청년 일자리, 지역경제 활성화 등 광주의 미래가 달려 있다. 시민들의 숙원이 담겨있는 만큼 꼭 도와달라”고 읍소했고, 이 지사는 “이 최고위원이 ‘예산폭탄’이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폭탄이 떨어지지 않았다. 진정으로 피폭되고 싶다”고 농담섞인 투로 말했다.

광주시는 이번에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보류된 자동차 100만대와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 지원, 전남도는 남해안철도(목포-보성) 건설,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광주-완도 고속도로, 경전선(광주송정-순천) 전철화 등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협의회는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오히려 이후 예산소위 위원과 광주·전남 출신 국회의원들과 면담이 더 주목을 받았다.

호남권은 현 정부에서 인사와 각종 정책, 예산 지원 등에 있어 서운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갈수록 호남차별이 커지지 않나 우려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매우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이에 맞는 보따리를 내야 한다. ‘예산폭탄’까지는 아니더라도,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