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총 소지허가·관리 철저히 해야

2015년 11월 24일(화) 20:24

민간인 총기 난사 사건이 끊이지 않아 대책이 시급하다. 그제 고흥에서 70대 노인이 친척들을 엽총을 쏴 사상케 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런데 엽총이 경찰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총기인 것으로 드러나 허술한 총기 관리 실태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본보에 따르면 박모(72)씨는 선조 묘지에서 시제를 지내다가 조카 A(56)씨와 B(69)씨에게 미리 준비해간 엽총을 쏴 A씨가 숨지고 B씨는 중태에 빠졌다. 경찰조사결과 박씨가 범행에 사용한 엽총은 총기 소기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은 물론 일련번호조차 없는 ‘무등록’ 총기로 확인됐다. 참으로 끔찍한 사고여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지난 2일부터 개정된 총포 도검 화약류 등 단속법이 시행됨에 따라 엽총 등 모든 총기류는 경찰관서 보관을 의무화하고 있었음에도 준수되지 않았음은 문제가 많다. 살상 도구로 당연히 엄격하게 관리돼야 하지만 총기 등록은 물론 허가·갱신 이후 관리는 상당히 허술한 상황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광주·전남의 총포 소지 허가 건수는 1만3천450건이나 된다.

통상 개인이 총포사 등에서 총기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련 서류를 해당 경찰서에 접수해 신체 검사, 범죄결격사유 조회 등의 절차를 거쳐 허가증을 발급받은 뒤 총기를 수령할 수 있다. 물론 개인이 공기총이나 엽총을 소지하려면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각종 결격 사유가 없으면 소지를 허용해야 한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총기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총기 구입시 필요한 수렵면허가 사실은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쉽게 딸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범죄도구로 악용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총기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허가나 반출 절차를 더 엄격히 해야 한다. 총기 소지자가 총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없는 상태다.

그 결과 경찰에게 수렵을 한다 말하고 실제로는 범죄에 사용해도 이를 파악하거나 예방할 길이 없다. 이처럼 현실적으로 총기 소지자를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면 총기 소지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 총기 소지허가 단계에서부터 총기를 내주는 절차도 더 엄격하고 까다롭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