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스토리텔링으로 문화도시 광주를 정겨울 문화체육부 기자

2015년 11월 25일(수) 19:41

‘정율성 음악 축제’ 취재를 위해 지난 17일 중국 후난성 창사시를 다녀왔다.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친 후 귀국 하루 전, 광주문화재단 등 축제 관계자들과 함께 창사시에서 130㎞정도 떨어진 ‘소산(韶山)’을 찾았다.

중국 13억 인구에게 신(神)적인 존재인 1대 주석 모택동이 나고 자란 곳이 바로 소산이다. 이 일대는 그야말로 ‘모가(毛家)’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의 업적을 기리는 최신식의 박물관을 비롯, 중국 현지에서 가장 크기가 큰 동상도 제막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원형 그대로 복원해놓은 모택동 생가는 물론, 그가 어린 시절에 수영을 했다고 전해지는 연못, 그의 부모형제들이 쓰던 침대, 돼지를 키우던 우리까지 그대로 놓여있다.

또한 모택동의 부인 중 ‘강청’이 머물렀던 곳, 회의실, 욕실 등 건물 내·외부 환경이 여전히 잘 보존돼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소산 지역 내 즐비한 기념품 가게였다. 어느 가게에 들어가도 모두 동상과 모자, 볼펜 등 모택동 주석에 관련된 온갖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 지역 대부분의 식당엔 ‘모가(毛家)’라는 간판을 내걸고 모택동이 좋아하던 음식으로 전해지는 ‘홍사오러우’를 팔았다.

소산 지역은 후난성 창사시 번화가에서 1시간30분가량 떨어진 전원지역으로, 도시에 비해 발전이 더딘 곳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모택동’이란 브랜드, 그의 일생과 업적을 담아 연결한 다양한 스토리텔링만으로 지역민들의 경제적인 문제는 해결되고 있다. 모택동이 서거한 지 40년이 훌쩍 지났지만 소산지역은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고 지역 가이드로부터 전해 들었다.

탐방을 마치고 ‘과연 우리 지역에도 이 같은 브랜드가 뿌리내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매년 열리는 김치축제, 2년마다 만나는 비엔날레, 25일 공식 개관한 아시아문화전당까지, 광주는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바로 지금,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브랜드와 스토리를 통해 ‘문화도시’ 광주를 대표할 만한 하나의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이다.